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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가는 길]귀성길 고속도로·휴게소 가보니…쓰레기장 방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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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휴게소 귀성객들 버린 쓰레기로 몸살
담배꽁초에 먹다 남은 간식까지 그대로 '휙'
지난해 명절 기간 하루 평균 29.3t 쓰레기 무단투기

22일 오후 7시께 칠곡휴게소(부산방향)에서 한 직원이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사진=송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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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휴~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네요.”

22일 오후 2시께 찾은 안성휴게소(부산방향). 환경미화원 이준익(47·가명)씨의 입에선 나지막이 한숨이 흘러나왔다. 휴게소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 때문이다. 휴게소의 위생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이씨에게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익숙한 일이다. 그러나 명절은 유독 일이 힘들다. 귀향길 내내 쓰레기가 끊임없이 나와서다.
이날도 이씨는 하루 종일 휴게소를 돌았다. 청소를 하고 돌아서면 또다시 나오는 쓰레기에 끼니까지 대충 때워야 할 정도였다. 이씨는 “곳곳에 쓰레기통이 마련돼 있지만 그곳까지 걷기 싫은 이들이 많은 탓인지 주차장에 쓰레기가 가장 많다”면서 “심지어 집에서 쓰레기를 챙겨 와 휴게소 구석에다가 버리고 가는 손님도 있다”고 씁쓸히 웃었다.

모두가 즐거운 추석에도 고속도로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고향을 찾고자 하는 이들의 귀성 행렬이 이어지면서 도로 곳곳은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가 넘쳐났다. 귀성길 휴게소에도 방문객들이 무단 투기한 쓰레기가 널려있는 등 이번 명절에도 귀성객들의 아쉬운 시민의식이 여실히 드러났다.

같은 날 방문한 칠곡휴게소(부산방향)도 사정은 비슷했다. ‘민족 대이동’이 본격화되면서 이곳 휴게소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이 가운데 휴게소 곳곳에선 귀성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쉽게 눈에 띄었다.
가장 많이 눈에 띈 것은 담배꽁초였다. 흡연 장소가 마련돼 있었으나 흡연자들은 주차장 곳곳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이들은 흡연이 끝나자 불똥을 무심히 툭 털어내고 꽁초를 바닥에 던진 채 자연스레 자리를 떴다.
22일 오후 7시께 칠곡휴게소(부산방향) 주차장에 버려진 쓰레기.(사진=송승윤 기자)

22일 오후 7시께 칠곡휴게소(부산방향) 주차장에 버려진 쓰레기.(사진=송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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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바닥은 먹다 남은 간식 포장지와 플라스틱 컵 등이 즐비했다. 차에서 간식을 먹고 바닥에 그대로 버린 채 떠난 것이다. 불과 10~20m 거리에 분리수거함과 쓰레기통이 설치돼있었지만 일부 방문객들에겐 이곳까지 걸어가는 것마저도 귀찮은 일이였다.

고속도로에서도 쓰레기 투기는 버젓이 이뤄졌다. 일부 운전자들은 차량이 정체할 때마다 담배를 피다가 창 밖으로 꽁초를 그대로 버리는가 하면 차가 달리는 도중 휴지나 비닐 등의 쓰레기를 창 밖으로 던지는 장면도 종종 목격됐다.

실제로 지난해 명절 연휴 기간 고속도로에 버려진 쓰레기는 하루 평균 나오는 쓰레기양의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22일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속도로에 버려진 쓰레기의 총 발생량은 4617t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2.6t의 쓰레기가 버려진 셈인데, 설과 추석 등 명절 기간은 하루 평균 29.3t의 쓰레기가 버려진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발생한 고속도로 위 쓰레기 총량은 2016년에 비해 9t 가량 감소했으나 처리 비용은 오히려 1500만원 증가한 8억9000만원이 들어 4년 사이 최고치를 보였다.

노선별로는 경부선이 612t으로 쓰레기 발생량이 가장 많았고 서해안선 452t, 통영대전·중부선 427t, 남해선 387t 순이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명절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휴게소와 고속도로가 쓰레기로 넘친다”면서 “모두가 즐거운 추석인 만큼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켜 조금 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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