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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방정환 선생& 강도...추석 명절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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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균 강남구청장 추석 연휴 앞두고 21일 직원 카톡방에 '순균C의 아침편지' 통해 소파 방정환 선생이 밤 늦게 글 읽다 강도 들어 돈 준 사연 적으며 감사와 칭찬 생활화 제언 화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매일 직원들과 자신이 직접 쓴 ‘순균C의 아침편지’를 통해 소통하고 있어 화제다.

정 구청장은 취임 후 월~금요일 주 5회 아침 출근하면서 직원 카톡방에 ‘순균C의 아침편지’를 올린다.
21일 아침에도 ‘감사잔치를 벌이고 있는 강남가족 여러분~’란 글을 통해 감사의 의미를 함께 나누었다.

정 구청장은 “아침에 눈을 뜰 수 있어서 감사하고, 채비를 하고 나갈 곳이 있음에 감사하고, 할 일을 주신 국가에 감사합시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렇게 누구보다 큰 감사의 빚을 지고 있는 우리는 하루 종일 감사하며 감사잔치를 벌여도 부족하겠지요?”며 “감사에 대한 반응을 전해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각 부서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하고 가정에서 있었던 즐거운 얘기도 해줍니다.아주 기분이 좋습니다”고 직원들을 칭찬했다.
정 구청장은 이어 “감사의 기운은 아무리 넘쳐도 부족한 것이니 지금의 여세로 오늘도 감사로 축복하며 매사 응원하고 칭찬하는 구청 분위기 만들어 봅시다”며 소파 방정환 선생의 일화를 소개했다.

‘어느 날 그가 밤이 늦도록 책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창문이 열리더니 복면을 한 강도가 불쑥 들어와 시퍼런 칼을 들이밀며 말했다. “꼼짝 말고 손들어!” 그러자 방 선생은 “아니, 꼼짝 않고 어떻게 손을 든단 말이요?” 강도가 주춤하며 말을 바꾸었다.
“그럼, 손들고 꼼짝 마라!! 그리고 더 이상 잔소리 말고 돈이나 내놔!! 그렇지 않으면 죽여 버릴 거야”

방 선생은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이 일어나 책상 서랍을 열고 390원을 내놓았다.

1930년경 390원이면 큰돈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은 이것이 전부이니 가지고 가시오” 주인이 태연하게 돈을 주자 도둑이 점점 불안해졌다.

그래서 얼른 도망가려고 돌아서는데 이번에는 방 선생님이 소리를 쳤다. “여보시오. 돈을 주었으면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 할 것 아니오?”

깜짝 놀란 이 강도가 가슴을 쓰다듬으며 욕을 퍼부었다. “그래 고맙다. 이 XX야!”

얼마 후 날이 밝았다.
누가 문을 두드려서 나가 보니까 강도와 순경이 찾아왔다.
'소파' 방정환 선생& 강도...추석 명절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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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경이 물었다. “선생님, 간밤에 많이 놀라셨지요? 이 사람이 선생님 댁에서 강도질을 했다고 하기에 확인을 하러 왔습니다. 맞지요?”

이 때 방 선생이 차분히 말했다. “아, 이 사람 말이요? 어젯밤 우리 집에 왔었죠. 그런데 그 돈이 필요하다고 하기에 사정이 딱해 보여 내가 390원을 주었습니다.그랬더니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고 갔는데요?”

순경이 이상한 눈으로 바라 보며 “이 사람이 분명히 선생님 댁에서 돈을 훔쳤다고 자백을 했는데요?”하며 눈치를 살폈다.

그대로 방 선생은 태연히 “아니, 이사람, 그렇게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어떻게 하려고 그러시오? 내가 돈을 주니까 인사까지 하지 않았소? 돈을 훔쳐가는 도둑이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법이 어디 있소?”고 말했다.

순경은 할 수 없이 강도를 풀어주었다. 강도는 순경이 돌아가자 방 선생 앞에 무릎을 꿇고 “선생님 용서해주세요. 세상 선생님같은 분은 처음입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방 선생이 강도의 등을 두드리며 “일어나시오. 사람이 어렵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요?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마시요”라고 타일렀다.

강도가 방 선생에게 간청을 했다. “선생님 곁에서 선생님을 섬기며 살게 해주세요”라며 평생 방정환 선생 곁에서 집안일을 도우며 살았다.

정 구청장은 “이 이야기를 읽으며 욕으로 비꼬며 한 감사도 이렇게 복으로 돌아오는데 정말로 진심을 다해 감사하며 산다면 도데체 얼마나 큰 복을 받게 될 것인가를 생각했다”며 우리에게 있는 모든 일과 모든 것에 감사로 여기면 잔치가 되고 축제가 되지 않겠냐“며 감사잔치를 벌이자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또 “강남 가족들은 감사의 모범이 돼야 한다. 감사의 표본이 되는 공무원이 돼야 한다. 세상이 각박해도 강남구는 감사와 칭찬이 넘처야 한다”며 동료와 상하간,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벌이자“고 호소했다.

정 구청장은 “내일부터 한가위 명절 연휴다. 한해 농사를 수확하며 하늘에 감사하고 부모님과 조상에게도 감사하고, 수고한 이웃과 자신에게도 감사하며 가족이 모여 서로 감사를 나누는 명절이 되자”고 덕담했다.

마지막 정 구청장은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며 글을 마쳤다.

중앙일보 부국장 기자 출신으로 참여정부 국정홍보처장과 방송광고공사 사장을 역임하다 지방자치 부활 23년만에 강남구에 처음 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정 구청장은 요즘 서로 칭찬하자, 감사하자는 글을 자주 올리며 ‘따뜻한 직장 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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