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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가 남긴 것] 초기 대응, 3년 전과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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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메르스, 22일 0시 '사실상' 종료…종결 선언은 다음 달 16일 0시
-환자 조기 격리, 병원·동선 신속 공개 등 초기 대응 비교적 잘 이뤄져 확산 막아
-다만 공항 내 검역, 구급차 이송 과정 등 일부 허점
3년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다시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린 1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검역직원들이 입국장을 소독하고 있다./영종도=강진형 기자aymsdream@

3년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다시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린 1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검역직원들이 입국장을 소독하고 있다./영종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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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국내에서 3년 만에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추석 연휴 직전인 22일 0시를 기해 '사실상' 종료됐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14일 만이다. 3년 전인 2015년 때처럼 대규모 확산은 없었다. 메르스 환자를 조기 격리하고 병원·동선 공개, 접촉자 추적·관리 등 초기 대응이 비교적 잘 이뤄져 확산을 막았다는 분석이다.
22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메르스 환자 A(61·남성)씨의 밀접접촉자 21명과 일상접촉자 396명이 격리해제됐다. 지난 18일 A씨가 감염 완치 판정을 받은 데다 밀접접촉자 전원이 두 차례에 걸친 메르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서다. '사실상' 이번 메르스 사태가 종료되는 것이다.

이들에 대한 관리는 종료되지만 이번 메르스 사태의 종결 선언은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다음 달 16일 0시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씨가 완치된 날로부터 메르스 최대 잠복기의 2배(28일)이 지나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5월20일 1번 환자가 발생한 이후 두 달이 지난 7월6일에서야 메르스 종결 선언이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이번 메르스 사태는 빠르게 진정됐다는 평가다.

보건당국와 전문가들은 정부와 민간에서 초기 대응이 비교적 잘 이뤄진 덕분에 메르스 확산을 막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A씨는 8월16일~9월6일 업무 차 쿠웨이트 출장을 갔다가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A씨가 메르스로 확진된 것은 그 다음 날인 8일 오후 4시쯤이다. 오후 6시쯤 메르스 환자 발생 사실이 공개되면서 2015년 '메르스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했다.

그러나 A씨가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심하지 않아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크지 않았고, 조기 격리되면서 추가 확산을 막는 데 일조했다. 환자가 방문했던 병원과 동선도 신속히 공개됐다. A씨는 입국 당시 공항에 26분가량 체류했으나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곧바로 리무진 택시를 타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했다. 삼성서울병원은 환자의 중동 방문력을 확인하고 환자를 처음부터 응급실과 격리된 음압진료실에서 진료, 다른 환자와의 접촉도 없었다. 이후 보건당국에 메르스 의심환자로 신고했다. A씨는 이후 국가지정격리병상인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해 8일 최종적으로 메르스 양성으로 확인됐으며 계속 치료를 받아왔다.

2015년 메르스 사태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당시엔 첫 환자가 입국한 후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보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확진을 받기까지 환자는 병원 4곳을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퍼뜨렸다. 정부는 당시 환자가 거쳐 간 병원을 공개하지 않아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 이로 인해 186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38명이 사망했다. 가족 감염 2명, 지역사회 감염 1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병원 내에서 감염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추가 감염자와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보건당국은 발 빠르게 대응했다. A씨의 공항 내 검역, 구급차 이송 과정 등 일부 허점이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3년 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CCTV 등을 통해 A씨의 밀접접촉자 21명을 파악해 격리 조치했고 일상접촉자도 빠르게 추려냈다. 일상접촉자도 수동감시가 아닌 능동형 감시로 전환해 적극 감시에 나섰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8일 브리핑, 출입 기자단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감염병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졌다"면서 "국내 의료진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자세와 절차를 통해 환자를 받아들였고 환자도 의사가 권한 것을 충실히 따랐다"고 말했다.

방역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능후 장관은 "입국 심사장에서 검역관들이 깊이 있게 보고 있지만 잠복기거나 거짓 보고를 하면 차단하기 힘들다. 이번 환자의 경우 검역관들이 규정대로 따랐다"고 말했다. 이어 "입국부터 14일 동안 검역 체계라 보고 있다"며 "중동에서 입국하는 경우 2주에 걸쳐 4번 동안 문자 등을 통해 재차 확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뉴얼을 보완할 필요가 있는지 전문가와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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