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같은기간 1조여원에서 절반 넘게 줄어
중소 면세점 송객수수료 작년 첫 감소
요우커 방한 중단되면서 경영난 가중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지난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의 한국 여행이 중단되면서 대기업보다 중소 규모 면세점이 더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궁'으로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의 활약으로 국내 면세 시장은 30% 이상 성장 중이지만, 요우커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 면세점들은 모객을 위한 송객수수료마저 줄이면서 매출은 반토막났다.
송객수수료는 면세점이 관광객들 구매 물품 가격의 10~30%가량을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와 운전사, 가이드 등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리베이트'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 전까지 요우커를 유치하기 위해 중소중견 면세점은 물론 대기업 면세점들도 매년 송객수수료 규모를 늘렸다.
중소중견 면세점의 경우 2013년 166억원에 불과한 송객수수료를 이듬해 87.3% 늘려 311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536억원(72.3%), 2016년 757억원(41.2%)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사드 사태 이후 중국 관광당국이 한국 단체여행을 전면 금지하면서 처음으로 송객수수료 규모가 줄어들었다.
그 결과, 다이궁이 매출을 견인한 국내 면세 시장은 올해 1~7월 10조708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69% 성장율을 기록했다. 특히 대기업 면세점은 9조8726억원의 매출로 시장 점유율이 91.6%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대기업 면세점 점유율 82.9%(6조4450억원)에서 10%포인트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롯데면세점 본점 등은 사드 이전으로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등 대부분 대기업 면세점이 실적이 개선됐다. 반면 이 기간 중소중견 면세점 매출은 1조145억(13.1%)에서 5388억(5%)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사드 사태에 따른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평택항 하나면세점이 지난해 문을 닫았고, 올해 들어서도 앙코르면세점과 중원면세점 등의 매출이 1억원에도 못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보따리상의 경우 중국 현지에서 인기가 있는 제품을 대량 구매하기 때문에 수량이 적은 중소기업 면세점으로 갈 이유가 없다"면서 "대기업의 경우 실탄이 넉넉하기 때문에 영업적자를 버틸 수 있지만 자본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송객수수료조차 감당하기 어려워 매출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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