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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사랑방] 추석 연휴, 부동산 '부'자도 꺼내기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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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만 후끈 달아오른 부동산, 지방 경기침체 여파로 부동산 한파…용산과 울산, 아파트 값 하늘과 땅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울산 부동산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전국에서 올해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역, 울산의 현주소다. 울산에서는 서울 전셋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으로 브랜드 아파트를 살 수 있다. 북구 양정동 양정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95㎡는 이달 중순 2억3400만원에 팔렸다. 북구 매곡동 매곡푸르지오1차 101.66㎡는 이달 초 2억8000만원에 매매됐다. 건축한 지 10년 안팎의 브랜드 아파트인데 시세는 바닥을 기고 있다.

#서울 용산구 부동산시장은 뜨거움을 넘어 무서울 지경이다. 올해 아파트 값 상승률은 지난해 4배 수준이다. 올해 서울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이 바로 용산이다. 용산을 대표하는 아파트 가격은 상상 그 이상이다. 한남동 한남더힐 235.31㎡는 8월 중순에 44억3000만원에 팔렸다. 이촌동 LG한강자이 170.06㎡는 28억원에 팔렸다. 저층(2층)인데도 아파트 값은 30억원에 육박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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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가족의 대화 주제 중 단골 메뉴는 부동산이다. 재산 중 부동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함부로 아파트 얘기를 꺼냈다가는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질 수 있다. 부동산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부동산 지표만 놓고 보면 올해 정부의 시장 안정 목표는 달성한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9월17일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15%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아파트 값이 소폭 하락한 상태다. 이러한 부동산 지표가 나왔는데 누구도 집값 안정이 이뤄졌다고 평가하지 않는 것은 통계의 착시 현상 때문이다.

전국 평균값은 나쁘지 않은데 개별 지역으로 들어가면 편차가 너무 크다는 게 문제다. 실제로 서울과 경기도 성남 분당, 과천, 하남, 대구 수성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올해 부동산시장은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경남과 울산의 올해 아파트 매매 가격 누적 변동률은 각각 -7.98%, -7.86%다. 충남 -5.01%, 부산 -3.14% 등 지방 부동산시장은 사정이 좋지 않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굴뚝산업'과 제조업 등 지방 산업 구조가 흔들리면서 부동산 수요가 수도권으로 더 몰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부산과 거제 등은 과거 경기가 좋을 때 준비했던 분양 물량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1일 서울역 승강장에서 귀성객들이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1일 서울역 승강장에서 귀성객들이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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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도 서울 변수를 제거해야 부동산시장의 민낯을 볼 수 있다. 인천의 올해 아파트 매매 가격 누적 변동률은 -0.65%, 경기도도 1.09%로 조사됐다. 수도권인 인천은 서울과 달리 아파트 값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경기도 역시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사정은 좋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 평택은 아파트 매매 가격 누적 변동률이 -5.80%를 기록 중이다. 반면 분당은 13.08%라는 전국 최고의 아파트 매매 가격 누적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과천도 12.14%에 달한다. 하남도 9.24%의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을 보였다. 서울에서는 용산이 처음으로 10% 벽을 넘어 10.33%를 기록 중이다. 9·13 부동산 종합 대책이 발표된 이후 서울은 조정 국면을 맞고 있지만 아파트 값이 이미 많이 뛴 상황이다.

희비가 엇갈린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 지표는 아파트 거래 시세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분당의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 6억1000만원이었는데 올해 8월에는 7억6000만원까지 올랐다. 1년 새 1억5000만원 늘어난 셈이다. 과천은 7억6000만원에서 8억5500만원으로 올랐다. 서울은 용산이 7억3500만원에서 9억9250만원으로 2억5750만원 뛰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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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울산 중구의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3억1400만원에서 2억5250만원으로 6150만원 줄었다. 경남 창원도 2억1360만원에서 1억8330만원으로 줄었다. 누구는 특정 지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1년 새 자산이 수억 원씩 불어나는데 다른 지역 사람은 자산이 수천만 원 줄어든다면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서울 부동산시장 안정화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부동산 양극화 문제 해소다. 문제는 부동산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남이나 울산이 전국에서 아파트 값 하락률이 가장 높은 것은 지역 산업 위축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가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지역 경기가 되살아나지 않으면 부동산 한파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방 쪽에 몰려 있는데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9·13 대책을 통해 지방 미분양에 대한 내용을 언급했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면서 "울산, 거제, 창원 등 부동산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지역의 미분양 주택을 살 경우 과감하게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적극적인 해법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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