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만 후끈 달아오른 부동산, 지방 경기침체 여파로 부동산 한파…용산과 울산, 아파트 값 하늘과 땅
#서울 용산구 부동산시장은 뜨거움을 넘어 무서울 지경이다. 올해 아파트 값 상승률은 지난해 4배 수준이다. 올해 서울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이 바로 용산이다. 용산을 대표하는 아파트 가격은 상상 그 이상이다. 한남동 한남더힐 235.31㎡는 8월 중순에 44억3000만원에 팔렸다. 이촌동 LG한강자이 170.06㎡는 28억원에 팔렸다. 저층(2층)인데도 아파트 값은 30억원에 육박했다.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9월17일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15%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아파트 값이 소폭 하락한 상태다. 이러한 부동산 지표가 나왔는데 누구도 집값 안정이 이뤄졌다고 평가하지 않는 것은 통계의 착시 현상 때문이다.
전국 평균값은 나쁘지 않은데 개별 지역으로 들어가면 편차가 너무 크다는 게 문제다. 실제로 서울과 경기도 성남 분당, 과천, 하남, 대구 수성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올해 부동산시장은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경남과 울산의 올해 아파트 매매 가격 누적 변동률은 각각 -7.98%, -7.86%다. 충남 -5.01%, 부산 -3.14% 등 지방 부동산시장은 사정이 좋지 않다.
수도권도 서울 변수를 제거해야 부동산시장의 민낯을 볼 수 있다. 인천의 올해 아파트 매매 가격 누적 변동률은 -0.65%, 경기도도 1.09%로 조사됐다. 수도권인 인천은 서울과 달리 아파트 값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경기도 역시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사정은 좋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 평택은 아파트 매매 가격 누적 변동률이 -5.80%를 기록 중이다. 반면 분당은 13.08%라는 전국 최고의 아파트 매매 가격 누적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과천도 12.14%에 달한다. 하남도 9.24%의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을 보였다. 서울에서는 용산이 처음으로 10% 벽을 넘어 10.33%를 기록 중이다. 9·13 부동산 종합 대책이 발표된 이후 서울은 조정 국면을 맞고 있지만 아파트 값이 이미 많이 뛴 상황이다.
희비가 엇갈린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 지표는 아파트 거래 시세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분당의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 6억1000만원이었는데 올해 8월에는 7억6000만원까지 올랐다. 1년 새 1억5000만원 늘어난 셈이다. 과천은 7억6000만원에서 8억5500만원으로 올랐다. 서울은 용산이 7억3500만원에서 9억9250만원으로 2억5750만원 뛰었다.
반면 울산 중구의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3억1400만원에서 2억5250만원으로 6150만원 줄었다. 경남 창원도 2억1360만원에서 1억8330만원으로 줄었다. 누구는 특정 지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1년 새 자산이 수억 원씩 불어나는데 다른 지역 사람은 자산이 수천만 원 줄어든다면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서울 부동산시장 안정화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부동산 양극화 문제 해소다. 문제는 부동산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남이나 울산이 전국에서 아파트 값 하락률이 가장 높은 것은 지역 산업 위축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가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지역 경기가 되살아나지 않으면 부동산 한파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방 쪽에 몰려 있는데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9·13 대책을 통해 지방 미분양에 대한 내용을 언급했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면서 "울산, 거제, 창원 등 부동산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지역의 미분양 주택을 살 경우 과감하게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적극적인 해법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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