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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찾기 쉬워요"…디자인으로 챙기는 노인인지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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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건강디자인 적용 후 길 찾기, 혼란 감소 등에 대한 만족도 최대 75.9%로 나타나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에 위치한 '인지건강디자인' 시범사업 아파트의 엘리베이터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주황색으로 칠해져 있다. (사진=금보령 기자)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에 위치한 '인지건강디자인' 시범사업 아파트의 엘리베이터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주황색으로 칠해져 있다. (사진=금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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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예전에는 사람들이 남의 집에 찾아가고 그랬는데 이젠 그런 일이 없어졌어요."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의 한 아파트 주민인 김태구(67)씨는 본인이 거주하는 아파트 건물의 디자인에 만족을 표시했다.

김씨가 사는 아파트는 2016년 8월 서울시가 '인지건강디자인' 시범사업을 전국 최초로 적용한 곳이다. 인지건강디자인으로 어르신들의 치매를 늦추거나 예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당시 이 아파트 1개동 387세대의 노인인구 비율은 26%였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건 바닥에 초록색으로 표시된 '기억둘레길'이었다.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도는 220m 구간의 산책길이다. 턱이 있는 부분은 노란색으로 칠해 다치지 않도록 구분해뒀다. 걷다가 힘들 때는 쉴 수 있도록 100m마다 1인용 의자를 놔뒀다. 이전에는 어르신들이 아파트 안을 걸어다닐 때 보행로가 끊겨 있어 오가는 자동차와 함께 걷는 등 위험성이 높았다.
비슷한 계단과 복도, 엘리베이터로 인해 길 찾는 데 어려움을 겪던 어르신들을 돕기 위해 아파트 내부로 연결되는 출입구 세 곳은 '해·달·별'로 나눴다. 1층에 설치된 엘리베이터의 경우 짝수층을 가는 건 주황색, 홀수층은 파란색으로 칠했다. 우편함도 같은 색깔로 구분했다. 복도에는 호수를 '101~109'처럼 단순하게 적지 않고 '101, 102, 103…109' 등 숫자 하나하나를 큼지막하게 적었다. 숫자를 각각 썼을 때 인지력이 향상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에 위치한 '인지건강디자인' 시범사업 아파트의 '별문' 출입구. (사진=금보령 기자)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에 위치한 '인지건강디자인' 시범사업 아파트의 '별문' 출입구. (사진=금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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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모여 일상 얘기 등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편히 쉴 수 있는 쉼터를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과의 자연스러운 접촉을 통해 어르신의 사회성도 증진시키기 위함이다. 주황색으로 칠해진 '해 쉼터'에는 벤치를 포함해 해시계, 나침반, 타 지역과의 거리 정보 등이 설치돼있다. '달 쉼터'에는 새 소리가 나오는 스피커를 비롯해 매발톱꽃, 수국, 도라지꽃 등이 있는 치유정원 및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지압길이 마련돼있다.

시 관계자는 "소리, 색, 냄새, 촉각 등 일상생활에서 친숙하고 익숙한 자극들을 적절하게 제공해 인지력을 강화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씨는 "우리 아파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 쉼터"라며 "시간 있을 때 쉼터에 앉아 소리를 듣고 있으면 어릴 때 자라던 추억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아파트 뒤편에 방치돼있던 배드민턴장은 인지건강체조를 할 수 있는 운동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한 쪽 벽면에는 7개의 인지건강 체조동작을 그림으로 그려둬 누구든지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했다. 바닥에는 선을 표시해 어르신들이 균형을 잡으면서 따라 걸을 수 있게 했다.

대한치매학회에 따르면 인지건강디자인 적용 후 286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길 찾기, 인지거점 확보, 혼란 감소 등에 대한 만족도가 최대 75.9%로 나타났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에 위치한 '인지건강디자인' 시범사업 아파트의 호수 안내판에 숫자가 하나하나 적혀 있다. (사진=금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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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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