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후속조치 착수…남북미 외교장관 뉴욕 릴레이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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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비핵화 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남·북·미 외교장관이 다음주 미국 뉴욕에 집결한다. 소강상태에 빠졌던 북·미 대화가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재개될 조짐이 감지되는 가운데 외교장관들이 릴레이 회동하면서 향후 협상을 위한 단초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첫 방북에서 남북 첫 비핵화 합의를 만들어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오는 23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으로 출국한다. 현지에서 곧바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방북에 앞서 두차례 전화로 의견을 나눴던 두 사람은 이번 만남에서 평양공동선언 내용을 공유하면서 후속조치에 관한 논의를 갖는다.

아울러 지난달 아시아지역안보포럼에서 비공식 만남에 그쳤던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깜짝 회담을 할 수 있다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아직까지는 리 외무상과 회담에 대해서 정해진 바 없지만 가능성은 열려있다"며 "뉴욕에서 만나게 된다면 향후 비핵화 후속조치 논의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도 회동을 예고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9일 북한에게 리 외무상과 뉴욕 회동을, 또 오스트리아 빈에서 실무협상을 제안한 바 있다. 미측의 제안대로 뉴욕·빈 '투트랙' 비핵화 협상이 성사되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남북미 외교장관이 함께 만남을 가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외교 당국자는 "평양선언이 나오자 마자 곧바로 만남을 가지는 만큼 아직까지는 서로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면서 "확인해야 하는 부분도 다르고 전해줄 메시지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북 핵시설 폐기 사찰단 준비도 조만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일(현지시간)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미국측의 IAEA 사찰단 참관 언급과 관련해 북한 핵프로그램을 검증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프레드릭 달 IAEA 대변인은 이날 "IAEA는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된 이래로 발전되는 관련 사항들을 긴밀히 지켜봐왔다"며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관련국들이 요구할 수 있는 북한 핵 계획에 관한 검증 활동을 수행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삼지연 공항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환송하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남측 수행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8.09.20.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