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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회담] 빈, 北 비핵화 담판장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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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사찰 관련 기구 위치...'빈손' 회담 안되려면 北 진정성 필요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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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벌어졌던 미국과 북한 간의 비핵화 협상에 새로운 도시가 등장했다. 오스트리아 빈이다. 미국이 평양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빈을 북한과의 후속 협상 장소로 지목한 데는 여러 배경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빈에서는 핵 관련 협상을, 뉴욕에서는 양국 관계 협상에 나서는 투트랙 전략도 예상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환영하며 "우리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능한 한 빨리 만날 것을 북한의 대표자들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장은 평양공동선언에서 북측이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고 한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평양공동선언에는 유관국이라고 돼 있지만 국제 핵 사찰을 담당하는 기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다. 비록 IAEA가 미사일 발사대 폭파와는 관계가 없지만 IAEA 본부가 위치한 빈에서 회담하며 미사일 발사대 폭파 이후 핵 사찰까지 협의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평양공동선언에서 북측은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진행할 용의를 밝혔다. 영변 핵시설 사찰은 미국이 아닌 IAEA가 하는 것이 정석이다. 북한은 2009년 영변 핵시설을 사찰하는 IAEA 사찰단을 추방한 바 있다. 추방 전까지 IAEA는 북한의 핵시설과 핵물질에 대한 감시와 현장 검증 등의 사찰 활동을 했다.

IAEA는 이미 핵 사찰 준비를 마친 상태다. 결정만 떨어지면 즉각 사찰이 가능한 상황이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8월 "IAEA는 미국과 북한 등 당사국들 사이에서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면 북한 핵 사찰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아마노 사무총장은 IAEA 이사회 승인만 있다면 수주 내로 북한에서 핵 사찰을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빈에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도 있다. 이 역시 미국이 향후 본격적인 비핵화에 대한 검증을 협의하려는 의도를 내보인 것일 수 있다. 북 비핵화에 있어 검증을 강조해온 미국의 입장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런 정황을 보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라는 미국의 목표를 협의하기에 빈만 한 장소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미국과 북한의 반관반민(1.5트랙) 대화가 주로 이뤄졌던 스웨덴은 북한 대사관은 있지만 핵 관련 기관들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미국이 협상 장소를 지목한 것 자체가 북의 제안을 어느 정도 수용한다는 신호로 파악된다. 이는 평양공동선언에 핵 리스트 신고 등의 내용이 빠져 미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선택이다.

빈은 북한 입장에서도 협상에 부정적인 장소가 아니다. 빈에는 북한 대사관이 있다. 협상 중 본국과의 협의가 쉽다. 1990년대 중반에는 북한 대사관이 빈에서 식당도 운영했다. 오스트리아가 중립국이라는 점 또한 협상의 중립지대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빈 채널'을 출발점으로 하는 북ㆍ미 대화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것도 대화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계기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미국 관료들은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폼페이오 장관의 대화 제안에도 미국 관리들은 여전히 북한의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적극적인 의지가 없다면 빈 협상도 '빈손'으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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