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정부가 9·13 부동산대책을 발표한지 일주일을 맞은 상황에서 서울 부동산시장에 관망세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매수자들은 저평가·급매물 단지를 찾느라 연일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리는 반면 매도자들은 며칠 만에 수천만원을 손해보고 팔 수 없다며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호가가 내려가고 거래는 이뤄지지 않는 눈치보기 장세 속 시장의 관심은 오는 21일 발표될 정부의 공급대책으로 쏠려있다.
강남구 대장주 은마아파트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이달초 18억3000만원에 실거래된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최근 호가가 17억7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서초구 반포동 초고가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파크는 호가가 억대 이상 밀렸다. 이 단지는 한때 3.3㎡ 당 1억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는 소문이 돌아 시세가 급등한 바 있으나 전용 84㎡ 기준 30억원을 웃돌던 호가는 현재 28억원대까지 낮아졌다. 대치동 B공인중개소 대표는 “똘똘한 한채를 원하는 매수자들이 최근 급락 매물이 있는지 수시로 체크하는 분위기”라며 “대장주 어느 한곳에서 눈에 띄는 최저가에 실거래가 이뤄지면 나머지도 낮은 가격에 줄줄이 매매되겠으나 아직 그런 곳은 없다”고 설명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강북권 인기 지역에서도 호가 하락이 속출하고 있다. 마포구 공덕삼성래미안2차 전용 84㎡의 경우 호가가 11억원을 웃돌았으나 최근 10억5000만원의 급매물이 나왔다. ‘갭투자의 성지’로 불리는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도 호가가 약 5000만원 정도 빠진 매물이 등장하고 있으나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있다. 다만 강북지역의 경우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 중심의 매수 문의는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원구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기존에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은 저평가 단지는 하락시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기에 정부 대책과 상관없이 매매가 잘 이뤄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이 확대되면 앞으로 우량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확신과 신뢰가 생기면서 시장이 장기적으로 안정될 수 있다”면서 “만약 충분한 공급책이 아니라는 인식이 생기면 다시 기존주택을 매입해야겠다는 심리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살 빼려고 맞았는데 아이가 생겼어요"…난리난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