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시론] 이제라도 주택 공급확대 환영한다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문재인 정부의 지속적 부동산 규제 정책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9월 들어 정부 여당이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서울ㆍ수도권 지역에 택지가 부족해 용도를 다하지 못하는 그린벨트나 훼손이 진행 중인 그린벨트를 풀어 미니 신도시를 조성하는 방안이 천장 뚫린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후 그동안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8번이나 내놓았다. 그중 지난해 11ㆍ29 주거복지 로드맵을 제외한 나머지 대책이 규제 대책이었다. 하지만 서울 집값은 여전히 고공행진하면서 잡히지 않았다. 집값이 오른다는 것은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공급이 부족하거나 수요가 많다는 것인데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규제하더니 꼭 16개월 만에 규제 정책의 틀을 변화시킨 것은 아니지만 부랴부랴 공급대책을 내놓겠단다.
이러한 정부 정책의 변화 조짐은 시장에 긍정적 시그널을 줄 것이다. 그렇다고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아니다. 규제와 공급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쓰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언제, 어디에, 어떻게 주택을 공급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아직까지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공급에 있어 정부와 여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미 검토해 온 수도권 부지에 주목하고 있다. 그곳은 바로 과천 115만6000㎡, 광명시 59만3000㎡ 등 모두 8곳으로 이를 합치면 4만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실수요가 많은 지역에 공급이 이뤄져야 할 텐데 그렇지 않으면 당장 불붙은 서울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에 주택이 공급돼야 오르는 집값을 잡을 수 있다.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단순히 공급 물량을 늘리는 것은 투기 수요를 자극해 집값 상승만 더 부추기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사전에 투기를 막을 수 있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

그 방법으로는 이번에 신규로 개발하는 택지에 대해서는 저밀도로 개발하는 것이 좋을 것이며 모든 주택은 '로또'가 아닌 영구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만 집값 상승이나 투기를 막을 수 있다. 혹시 일부라도 일반분양을 한다면 그것은 바로 로또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일반 분양분은 투기 세력의 진입을 막기 위해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고 분양 받은 이후 장기간 팔 수 없도록 규제해야 하며 임대주택으로 분양을 해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정부의 미니신도시 개발계획이 지금부터 추진되더라도 계획에서 입주까지는 적어도 3년에서 7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다. 특히 미니신도시는 서울ㆍ수도권 지역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급하겠다는 것인데 이곳은 서울ㆍ수도권 지역 사람들의 허파와도 같다. 그래서 나무 한 그루라도 있거나 녹지가 훼손돼서는 안 되는 지역은 절대로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벌써부터 신규 택지 후보지로 꼽히는 지역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반대 여론이 일고 있다.

1971년부터 1977년까지 8차례에 걸쳐 지정된 그린벨트 약 53억9711만㎡ 중 지난해까지 여의도 면적의 345배에 달하는 15억5075만㎡가 해제됐다고 한다. 그래서 정부가 신규 택지를 선정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노무현 정부를 답습하는 행태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위례신도시와 판교 등 이미 조성된 신도시가 투기 심리를 부추겨 집값 상승에 불을 지폈던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서울의 집값을 다 올려놓고 이제 와서 규제와 공급을 병행하는 투트랙 정책을 쓰는 게 유감스럽지만 지금이라도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책은 주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