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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청론] 대체복무는 병역 혼란만 키운다

최종수정 2018.09.13 11:50 기사입력 2018.09.1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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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청론] 대체복무는 병역 혼란만 키운다
자유민주사회에서 국가는 개인의 내면의 양심을 간섭해서는 안 된다. 반면 내면을 벗어나 외부로 개인의 양심을 표현ㆍ실현한다면 타인과 국가ㆍ사회 공동체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어 필요시 제한해야 한다. 양심적 병역 거부는 국가의 법질서로부터 내 양심을 강제받지 않겠다는 것으로 내면의 자유를 넘어선 것이다.

대체복무 도입은 우리나라의 헌법, 역사, 정치ㆍ경제적 여건, 사회ㆍ문화적 전통, 안보 여건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한 정책적인 선택이 존중돼야 할 분야다. 정치적ㆍ시민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B규약)도 가입국이 도입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헌법상 기본권은 양심의 자유 외에도 많다. 국제사회는 지속적으로 북한의 인권 상황을 규탄해왔으며 북한에서 인권의 실현은 불가하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이 존립해야 국민 개개인의 자유권도 실현될 수 있다.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국가 안전 보장을 위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유다. 북한은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이자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인구 절벽 위기에다 대체복무 도입으로 병력 손실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현 단계에서 안보를 실험할 수는 없다.

양심의 진정성 심사는 본질적으로 곤란하다. 양심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독립된 위원회에서 엄격하게 판단해도 한계가 있고, 병역 기피의 도피처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누군가가 내 양심을 심사한다는 게 헌법 제10조 인간의 존엄성에 반하는 것은 아닌가.

지금은 특정 종교가 주를 이루지만 대체복무가 도입되면 특정 종교에 국한되지 않고 살생 금지, 평화주의 등 다양한 양심에 기초한 신청자들이 발생할 수 있다. 군 복무자는 양심이 없어 총을 들고 훈련하는 게 아님에도 감정적 박탈감을 안겨 군의 사기를 저하시킨다. 병역은 매우 민감한 문제다. 매년 발생하는 병역 거부자 약 500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대체복무 도입이 전체 병역 제도와 병력에 미칠 파급력과 혼란이 우려되는 것이다. 현역병이나 다른 보충역을 수행하다 중간에 갑자기 양심이 생기면 어찌할 것인가.
다음으로 군 복무자들에 대한 역차별 문제와 형평성 문제다. 대체복무로 거론되는 소방서, 의료 등 공익 관련 업무는 기간을 2배로 해도 각종 사고 가능성 등 위험의 부담 측면에서 군 복무가 훨씬 강도가 높다. 복무 기관의 여건에 따라 소규모 합숙이거나 아예 합숙을 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합숙을 하더라도 사회와 격리된 군대 생활과 비교할 수는 없다. 군대 내 비전투 업무에 투입되면 모를까 대체복무는 병역 의무의 예외 인정이며 특혜다. 군 복무에 대한 취업 특혜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 현실에서 누가 군 복무를 이행하려고 할지 의문이며 자칫 군 가산점 제도를 부활시키자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현재 현역병 외에 다양한 보충역이 있고 그중 사회복무요원을 활용할 수 있음에도 내 양심은 한 달 군사 훈련도 못 받으니 다른 제도를 도입해달라고 한다. 예비군도 대체복무로 갈음하자 한다. 대체복무로 형사 처벌도 피하고 어떤 취업상 불이익도 없기를 바란다. 형평성도 중요한 헌법 가치임을 유념해야 한다.

대체복무는 다른 특례 제도와 달리 병력 수급 현황에 따라 인원을 조절하기 어렵다. 현재 현역병 외에 다양한 종류의 보충역 제도가 있으나 이는 병력 수급 상황에 따라 인원을 조절할 수 있는 제도이고 현실적으로도 병력 상황을 고려해 인원을 결정하고 있다. 반면 대체복무제는 양심이라고 하면 무조건 대체복무 기회를 부여해야 하는 것이 본질이다. 쿼터제로 인원을 조절하면 차별이고 양심 침해라고 할 거다.

병역 기피는 양심에 의한 것이든 아니든 동일하게 처벌받기에 차별이 아니며, 처벌이 없다면 국방의 의무 이행을 강제할 실효적 수단이 없게 된다. 

양윤숙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인권특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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