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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제급 맞아?"…문재인정부 지방분권 용두사미 되나

최종수정 2018.09.12 11:12 기사입력 2018.09.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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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정순관 위원장이 1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앞으로 주민이 지방자치단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지방의회에 조례 제·개정과 폐지안을 제출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18.9.11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정순관 위원장이 1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앞으로 주민이 지방자치단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지방의회에 조례 제·개정과 폐지안을 제출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18.9.11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연방제 수준 지방자치'를 실현하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 종합 계획이 확정됐다. 그러나 핵심은 빠진 채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는 11일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대부분 지난해 10월 문 대통령이 직접 참가한 가운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여수 지방자치박람회에서 발표했던 '자치분권 로드맵'에서 언급됐던 내용들을 구체화시킨 것들이다.

문제는 자치분권 강화의 핵심 과제로 꼽혔던 '지방재정 확충을 통한 강력한 재정 분권 추진'이 구체적인 방안ㆍ시간표없이 그동안 나왔던 원칙ㆍ방향을 되풀이했다는 것이다. 어떤 세원을 어떻게 자치단체에 이관할 지, 효율성ㆍ투명성 등은 어떻게 담보할 지 등에 대한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가 재정분권 강화를 공약해 당선된 후 행정안전부ㆍ지방자치단체, 기획재정부 등 경제 부처가 각각 한편을 이뤄 치열하게 맞서 싸워 내놓은 결과물 치곤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고향사랑기부금 제도나 국민최저수준 보장적 복지사업 국가책임 강화, 지역상생발전기금 확대 및 합리적 개편 등 다른 방안도 시행 계획이나 시간표가 제시되지 않은 채 종합계획에 포함됐다.

이처럼 정부가 재정분권 강화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것은 재정 여건을 감안해 시행 시기ㆍ계획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기재부 등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국가 재정 여건 상 많은 돈을 지방으로 넘기기 어렵다는 입장인 반면, 행안부ㆍ지자체들은 복지사업의 확대에 따른 지방비 부담 완화 등을 고려해 최대한 빠르고 대폭적인 재원 이전이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재부와 행안부는 지방교부세 폐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데, 행안부는 "기존 국세가 지방세로 세목만 잡히는 것일 뿐 지방재정이 확충되는 게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순관 자치분권위 위원장은 "10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지방재정분권은 어떻게 돼가느냐'고 꼬집어 질문하셨다"며 "그 질문에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큰 틀에서 거의 합의가 끝났다. 조만간 확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중을 올해부터 시작해 6대4가 될 때까지 지속해서 개혁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자치분권위 관계자는 "기재부의 동의가 있어야 재정분권을 추진할 수 있다"며 "지…차관회의때도 지자체들을 대표해서 서울시에서 부시장이 참석해서 종합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종합계획이 방향성과 큰 타임스케쥴이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부족하다. 세부 추진 방향 중 가장 걱정되는 게 재정 분권이다"라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6대4 비율 확보는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는 만큼 기재부도 방향에 동의하고 있어 실행 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재정여건을 고려해 추진 계획을 만들고 있다. 협상 중이라 더 이상의 내용은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제2국무회의 신설, 자치입법권 확대, 자치단체 사무범위 확대 등 지난해 로드맵 발표 당시 내세웠던 '간판'들도 줄줄이 누락됐다. 지난 3월 국회에 제출된 분권형 헌법 개정안에 들어 있었지만 국회처리가 무산되면서 관련 내용이 빠졌기 때문이다. 대신 정부는 현행 법령을 개정해 실시할 수 있는 보완책들을 이번 종합 계획에 포함시켰다. 제2국무회의 대신 대통령과 지자체장 만남 정례화, 지방이양일괄법 제정, 법령 제ㆍ개정시 자치권 침해 여부 사전 심사 등이 해당 대책들이다.

자치분권위 관계자는 "개헌안이 통과됐다면 종합계획 내용도 달라졌겠지만, 무산되는 바람에 현행 헌법 테두리 내에서 가능한 것을 만들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며 "대체 정책으로 추진되는 것들도 실질적인 의미 측면에서 보면 큰 변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용두사미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아쉽고 미진한 부분이 많다. 청와대가 보다 강한 의지를 보여줬어야 한다"며 "재정분권은 선언적 수준에 그쳤기 때문에 앞으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놔야 한다. 헌법 개정 사안들의 경우 다음 총선때까지 두고 봐야겠지만, 결국은 정치권의 타협 여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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