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매년 여름이 끝날 때 쯤이면 미국 뉴욕에서는 'US오픈' 테니스 대회가 열린다. 영국의 윔블던 다음으로 역사가 오래된 대회인 만큼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을 것 같아 짬을 내 테니스장을 찾았다. 테니스라는 종목이 귀족 스포츠, 백인의 스포츠로 알려진 것은 익히 들었지만 티켓 예매에서부터 입장절차까지 불친절함과 위압감이 느껴졌다. 메이저리그 야구나 유럽 축구 경기에서 느껴지는 흥겨운 분위기보다는 도도함이 강했다. 편하진 않았지만 테니스 특유의 문화이겠거니 하고 넘겼다.
그러나 테니스가 정말 '귀족적인' 스포츠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있었다. US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미국의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가 주심에게 '거짓말쟁이', '도둑'이라고 거칠게 항의한 일 때문이다. 세레나는 게임 도중 코치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았고 서브 리시브에 실패하자 라켓을 내리쳤다가 포인트 페널티를 받았다. 이에 대해 심판에게 거친 말로 항의하다 재경고를 받았고, 결국 세트스코어 0-2로 졌다.
윌리엄스는 "비슷한 행동을 하는 남자 선수들에게는 관대하지만 본인이 여자 선수라서 페널티를 받았다"고 항의했다. 이 문제는 성차별, 그리고 인종차별 문제로 이어졌다.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없다. 이미 그는 흑인 여성 테니스 선수로서 수차례 차별을 겪었을 테다. 민감한 결승전에서 화가 날 만 한 것은 분명하다.
우리가 스포츠 경기를 보는 이유는 선수들의 실력을 보려는 것도 있지만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스포츠맨십을 느끼려는 이유도 크다. 그런데 이번 US오픈에서 미 관중들이 보여준 편파적인 모습은 스포츠맨십, 귀족 스포츠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관중 매너는 결코 폴로셔츠를 입고 드레스코드를 맞춘다고 해서 수준높은 것이 아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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