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차, 美 차세대 2차 전지업체에 투자

전고체전지 개발 업체 '솔리드파워' 생산공장에 투자…2019년 양산 예정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 와 현대자동차가 나란히 미국 차세대 배터리 업체에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휴대기기 시장을, 현대차 는 전기차 시대 확대를 맞아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에 나섰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 가 미국 차세대 배터리 개발 업체 '솔리드파워'에 투자했다. 두 회사는 각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삼성벤처투자와 현대 크래들(CRADLE)을 통해 투자했다. 솔리드파워는 신규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기 위해 총 2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연강 생산량은 10메가와트(MW) 규모다. 솔리드파워는 오는 2019년 전고체배터리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곳은 총 5개사로 일본 전장업체 산오, 벨기에 화학회사 솔베이, 미국 배터리업체 A123 도 출자했다. 개별 투자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지난해 말 BMW와 전고체전지 개발 및 양산을 위해 포괄적 협력관계를 맺은 바 있다.

전고체전지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앞다퉈 투자하고 있는 분야다. 일본 도요타가 파나소닉과 공동 개발중이고 폭스바겐도 미국 전고체전지 개발 업체 퀀텀스케이프와 제휴에 나선 바 있다. 현대차 역시 지난 5월 미국 전고체배터리 스타트업 '아이오닉 머티리얼즈'와 제휴해 이번이 두번째 투자다.

삼성전자의 경우 계열사 삼성SDI가 전고체전지 개발을 진행중이지만 아직 관련 기술이 완성되지 않은 만큼 삼성전자와 삼성벤처투자를 앞세워 다양한 해외 유력 업체들에도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계열사 기술 개발과 관계없이 시장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고체전지는 현재 2차전지로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배터리다. 현재 2차전지는 배터리 내부 전기가 흐르는 통로를 액체 전해질(전도 물질)로 채워 놓아 효율성은 높지만 안전성이 떨어진다. 외부 충격이나 열에 의해 변형, 폭발, 발화할 우려도 있다. 낮은 온도에선 성능이 떨어진다.

전고체전지는 액체가 아닌 고체를 전해질로 사용한다. 때문에 강한 외부 충격에도 쉽게 변형되지 않고 폭발과 발화의 우려가 없다. 때문에 같은 양의 전력을 저장하면서 부피와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액체 보다 고체가 전하 이동속도가 느려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단점이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휴대기기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더 작고 얇은 두께에 용량은 늘려야 하는 처지다. 스마트폰 성능이 높아지고 화면이 커지며 배터리 사용량도 늘었기 때문이다. 작은 크기에 용량과 효율성을 높이다 보니 발화, 폭발 사건도 비일비재하다. '갤럭시노트7' 역시 배터리 문제가 발화사건으로 이어진만큼 IT 업계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사고 등의 강한 충격과 내부에서 발생하는 강한 열로 발화, 폭발 등의 2차 피해 우려가 있는 만큼 전고체배터리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