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택 시세의 합인 주택 시가총액은 4022조4695억원으로 1년 전보다 7.6% 늘었다. 작년 명목 GDP는 같은 기간 5.4% 증가한 1730조3985억원이었다.GDP보다 주택 시가총액이 더 빠른 속도로 불어나다 보니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은 2.32배로 전년의 2.28배보다 확대했다.
집값 상승으로 서민 실수요자가 피해를 본다고 판단한 문재인 정부는 투기 과열지구를 6년 만에 부활시키는 등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를 내놨으나 '약발'이 먹히지않은 분위기였다. 지난해 전년 대비 주택 시가총액의 증가율이 2007년(13.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도심 등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은 867조602억원으로 전년보다 13.0% 늘었다. 그중 강남구 아파트 시가총액이 139조5937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4% 증가했고, 송파구 아파트 시가총액은 102조4099억원으로 21.8%나 뛰었다.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 배율 상승을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가계 자산의 상당 부분이 주택이고 주택을 담보로 삼아 대출을 받는 가계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택 가격이 오르면 가계 부채 건전성이 유지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초년생, 무주택 서민 등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하고 가계대출 증가, 저출산ㆍ고령화 등 더 큰 부작용을 빚을 수 있다. 올해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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