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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에 쥐 사체‥'비만 오면 시궁창'되는 청계천, 문제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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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을 청소하는 서울시설공단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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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대표적 관광 명소 청계천은 시궁창 냄새와 쓰레기들로 '쑥대밭'을 방불케 했다. 심지어 관수교 인근 산책로에선 아이 팔뚝만한 시궁쥐 사체가 발견돼 여성들이 비명을 지르며 피해갔다. 관리를 맡은 서울시설공단 직원들은 쓰레기에 걸려 부러지거나 휘어진 나무들을 베어내는 데 바빴다. 특히 아직 덜 마른 바위나 돌, 대리석 바닥, 다리 밑 등 곳곳에선 하수구 악취가 진동해 지나가는 이들이 코를 막아야 할 정도였다.
연간 방문객 1500만명이 찾는 청계천, 평소 도심 속 휴식처로 각광받다가도 비만 오면 '시궁창'이 되는 두 얼굴을 보여주는 이유는 뭘까? 문제는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인 지난 2005년 10월 완공된 청계천 복원 공사가 불완전하게 진행됐다는 것이다.

9일 시에 따르면, 당시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빗물을 처리하는 우수관과 인근 건물들로부터 나오는 오수관을 따로 묻지 않고 하나의 관로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오수와 우수가 뒤섞인 물이 양쪽 벽에 설치된 250여개의 배수구를 통해 청계천으로 쏟아져 나온다. 1년에 30번 안팎 시간당 5mm 이상의 비만 와도 통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가끔 청계천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는 뉴스도 바로 오수의 대량 방류로 인한 수질 오염 때문이다. 인근 건물들에서 사용하는 오수가 빗물에 섞여 그대로 하천에 유입되니 물고기들이 견딜 재간이 없다. 오수에 섞여 떠내려 오는 동물 사체를 포함한 쓰레기들도 문제다.

이날도 전날 내린 폭우로 청계천이 거의 꽉 찰 정도의 물이 쓸려 내려간 직후라 그런지 쥐 사체 등 나무 사이로 유독 많은 쓰레기들이 눈에 띄었다. 시설공단 직원들이 청소를 마친 후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비닐과 나무 조각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질 등 쓰레기들이 가득했다. 잎과 가지가 무성한 나무들은 쓰레기들에 휩쓸려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부러진 것들이 많았다.
지난달 30일 청계천 산책로 옆에 설치된 배수구에서 물이 새어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청계천 산책로 옆에 설치된 배수구에서 물이 새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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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서울 중심부 최대 관광지라는 청계천의 위생 상태에 의심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연 독이나 계단, 벽, 나무와 풀 등에 몹쓸 세균이나 비위생적인 물질이 묻어 있지는 않을까? 흘러가는 물은 안전할까? 그러나 시민들은 이날도 아무런 경고 조차 받지 못한 채 계단과 바위에 앉아 심지어 청계천에 발을 담그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시설공단 측은 침수 후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약 8km 구간에 대해 양수기를 동원한 물청소를 실시하고 쓰레기 등을 치운 다음에 개방한다는 것이다. 수질도 매월 검사를 하지만 깨끗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수질 검사 외에 별다른 위생 검사나 소독 등 예방책을 실시하고 있지는 않다. 시설 공단 관계자는 "쥐나 고양이 등은 가끔 가다 발견되는 등 흔한 일"이라며 "1년에 30회 이상 침수되지만 인력 10~20명을 동원해 안전점검과 청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전날 내린 폭우로 인해 휩쓸려 내려가 청계천에 넘어져 있는 나무들.

지난달 30일 전날 내린 폭우로 인해 휩쓸려 내려가 청계천에 넘어져 있는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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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또 있다. 매년 70억원이 넘는 유지 관리비다. 복원 당시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자는 의견이 무시된 채 바닥에 콘크리트를 깔고 물을 끌어 올려 방류하는 인공하천을 만든 것부터 문제였다. 시는 2005년10월부터 2016년 말까지 857억원의 관리비를 지출했다. 상류 복원, 수표교 등 역사적 복원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제대로 복원하자는 작업이 시작됐지만 수천억원으로 예상되는 예산 문제, 장기간 폐쇄 및 교통난 등 공사의 어려움 문제 등으로 제대로 전개되지 않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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