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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대국 중국도 저출산쇼크에 떠는 이유가 '부동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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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쇼크로 구조적 수요감소시 버블붕괴 우려
지방정부가 앞다퉈 미분양에도 개발... 유령도시 50개 이상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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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중국이 지난 40년간 유지해온 산아제한 정책폐지를 공식화했다. 세계 최대 인구대국인 중국마저도 저출산 공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아직 14억 가까운 거대한 인구를 가지고 있는 중국에서 이처럼 저출산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과거 1990년대 저출산쇼크와 부동산버블 붕괴가 합쳐져 장기불황에 빠졌던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중국 검찰(檢察)일보 등 현지 언론들에 의하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회 5차회의에서 산아제한과 관련된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이 포함된 민법전 편찬 초안에 대한 1차 심의를 진행했다. 초안대로 산아제한 관련 규정들이 완전히 삭제되면, 2020년부터 산아제한 제도가 완전히 폐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중국정부는 이달 초 미리 공개한 내년 기념 우표 도안에 3자녀 정책을 상징하는 새끼돼지 3마리를 출현시켜 산아제한 정책 완화를 우회적으로 표명했었다. 중국이 40년만에 산아제한 정책의 완전 폐기로 돌아선 것은 당국의 기대수준보다 너무 낮은 출생인구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 1가구1자녀 정책에서 2자녀 정책으로 산아제한을 완화했지만, 출생인구는 1790만명 수준으로 당국의 기대수준에 절반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도 1723만명에 그쳐 역시 2000만명 가량을 예상했던 당국의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이에따라 현재 속도로 출생인구가 떨어지면 2100년 이전에 중국 인구가 현재 13억8000만명에서 10억명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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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체 면적은 유럽 전체 면적과 맞먹는 수준이지만, 인구는 유럽연합 가입국 전체 인구보다 2배 이상인 14억명을 육박하는 인구를 가지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중국의 전체 면적은 유럽 전체 면적과 맞먹는 수준이지만, 인구는 유럽연합 가입국 전체 인구보다 2배 이상인 14억명을 육박하는 인구를 가지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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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단위면적당 인구를 생각해보면, 중국의 인구는 여전히 많은 숫자다. 중국의 국토면적은 959만㎢로 약 1018만㎢인 유럽 전체 면적과 비슷하지만, 유럽연합(EU) 가입국 전체 인구는 5억명 남짓으로 중국의 절반도 안된다. 또한 국토 절반 이상이 여전히 산업화가 진행중인 중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저출산 쇼크가 본격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끼치려면 앞으로도 수십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중국정부는 저출산 문제에 매우 민감하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내수시장 축소 등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문제지만, 부동산 시장에 끼칠 영향은 단기간에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아시아 대부분 국가들이 저출산 쇼크의 반면교사로 삼고있는 1990년대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와 이 여파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연쇄적인 붕괴다.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빨리 저출산쇼크가 찾아왔던 일본은 1989년, 연간 출생률이 1.57명으로 떨어지면서 저출산이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여기에 고령화 문제가 겹쳐있었고, 1990년대 초부터 부동산 시장의 버블붕괴까지 겹치면서 주택가격이 급락하며 장기불황의 늪에 빠졌다. 흔히 이야기하는 '잃어버린 20년'의 시작이다. 최근 아베노믹스와 고용률 상승 등으로 경기가 다시 살아나고는 있지만,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부동산 수요감소로 주택가격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고령의 주인이 사망한 이후 버려진 일본의 목조주택 모습.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 심화로 전국 780만채 이상의 주택이 빈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활성화가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구조적인 수요감소로 부동산시장은 좀체 살아나지 않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령의 주인이 사망한 이후 버려진 일본의 목조주택 모습.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 심화로 전국 780만채 이상의 주택이 빈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활성화가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구조적인 수요감소로 부동산시장은 좀체 살아나지 않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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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도심 할 것없이 빈집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고령화 속에 지난 5년간에만 100만명 이상의 인구가 감소한 일본에서는 빈집도 800만채에 이를 정도로 많아졌다. 1993년 이후 전국의 빈집비율은 12.8%까지 올라갔다. 주택매매 회전율도 0.3%대에 그치고 있고, 가계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5년 50.6%에서 2015년에는 35%까지 떨어졌다. 구조적으로 수요가 사라지면서 부동산시장이 완전히 가라앉은 것이다.

이러한 일본의 과거는 현재 중국의 저출산 공포에 더욱 불을 지피고 있다. 중국은 중앙정부의 서부대개발 정책과 각 지방정부의 개발정책에 따라 택지개발이 수없이 많이 진행돼왔고,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지방정부에서는 통계조작까지 불사해가며 미분양, 공실률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건물부터 올리는 것이 관례처럼 되고 있다. 그 결과, 실거주민이 아예없는 유령도시가 최소 50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광범위한 택지개발 속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부채비율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260%까지 올라가있는 상태다.

결국 혼인 감소와 저출산쇼크가 본격화 돼 실제 주택수요가 감소하고, 투기열풍이 꺼지고 정부 재정악화로 정책호재까지 끊어질 경우, 광범위한 지역에서 부동산 버블붕괴가 일어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는 셈이다. 이미 높은 양육비와 비싼 집값 등으로 중국의 젊은이들은 결혼과 출산을 계속 꺼리는 상황이다. 중국의 인구 1000명당 결혼 비율은 지난해 7.7쌍을 기록해 2010년대비 17.2%나 줄어들었다. 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가라앉을 경우, 1990년대 일본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경제적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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