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 논란에 민감한 靑…여성비서관 사진 지적에 '발끈'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과 여성비서관들이 찍은 사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베꼈다는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청와대는 연출 논란이라는 지적이 일 때마다 발 빠른 해명을 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청와대는 26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과 비서관 행사는 22일 오후 1시50분쯤 촬영해 오후 4시26분에 청와대 트위터 계정 등으로 공개했다"며 "백악관 소셜미디어보좌관 댄 스카비노는 한국시간 23일 오전 9시40분에 트윗으로 사진을 올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트윗을 리트윗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앞서 지난 22일 문 대통령이 여성비서관들과 점심을 함께 하고 여성 관련 현안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해당 사진에는 문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아 발간된 영문 연설집에 서명하는 모습을 신미숙 균형인사비서관,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 엄규숙 여성가족비서관, 정혜승 디지털소통센터장, 신지연 해외언론비서관이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 담겼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강용석 변호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청와대가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의 유족과 찍은 사진을 카피했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쇼를 하다 하다 레퍼토리가 떨어지니 이제 이런 것까지 카피를"이라며 "청와대는 백악관에서 포맷을 수입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어쨌든 이걸 보니 탁현민은 벼 이삭 패기 전에 관둬야할 듯 하다"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앞서 문 대통령의 광화문 깜짝 호프미팅 때도 아르바이트생 대표로 나온 배준 씨가 겹치기 출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청와대는 논란이 일자 바로 "과거 현장에서 만났던 국민들과 다시 만남을 이어가면서 달라진 사연을 청취하는 콘셉트였다. 앞으로도 이런 콘셉트는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연출 논란 때마다 언론에 대한 불편한 기색도 감추지 않았다. 호프미팅 연출 논란에 대해 고민정 부대변인은 당시 "한 사람 참석을 가지고 전체를 다 연출했다고 하는 것은 침소봉대가 아닌가. 의도적 흠집내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번 여성비서관 사진 연출 논란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사실 확인 없이 일방적 주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한 것은 유감스럽다"며 "해당 주장과 관련해 청와대 입장에 대해서도 확인 과정이 없었다는 점도 아쉽다"고 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