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청산엔 "기사 목 자르기보단 차를 고쳐야" 반대입장 드러내
文 정권 향해 "80년대 철지난 이념을 지닌 사람들에게 포획된 권력" 날세워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과천(경기)=강나훔 기자] "우리는 지금 고장난 자동차다. 결국 차를 고쳐야하는 문제이고, 급한 것은 차가 고장났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다시 성장을 꺼내야 한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경기 과천 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연찬회를 통해 "지난 한 달 동안 저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인적청산 요구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장난 자동차'에 비유해 현 한국당의 상황을 진단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한국당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떠오르는 이미지나 가치가 없다는 것이 가장 고장난 부분"이라며 "안보·친기업·수구집단·부패와 관련된 이미지만 남고 새로운 목표와 새로운 미래 비전은 국민들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의 새 비전은 '성장'과 '자율'에서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특히 지금 경제가 이렇게 어려울 때 성장이란 화두를 가지고 해야 하는데 문제는 그 성장이 과거와는 다른 성장,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며 "특히 과거 국가주도의 성장모델로는 이제 더이상 성장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국가적 틀을 벗어나 자율의 정신도 필요하다"며 "기업 지배구조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자율적으로 하도록, 국가는 약자를 보호하고 공정거래 질서를 만드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인적쇄신은 결국 정책·가치정당으로 변하고 새로운 공천제도 하에서 다양한 인재가 유입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계파간 논쟁이 치열할 땐 싸움 중심에 있는 분들이 앞에 나올 수밖에 없지만 가치정당으로 변모하면 이를 보여줄 수 있는 의원들이 나와 당을 주도하는 문화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서도 특권과 이익을 내려놔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국민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된 당이 되려면 내가 가진 권리와 내가 추구하는 이익을 양보할 수 있다는 생각이 우리들 속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본인 역시 "비대위가 끝나면 있던 자리로 돌아가겠다. 더이상 정치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비대위가 성공할 수 있을까 두렵다.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실패해도 아쉬움을 남겨선 안 된다. 제가 가는대로 한 번 가보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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