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집권 후 첫 평양 방문
서방세계 북중 동맹 과시
폼페이오 4차 방북 초읽기
美 '중국 배후설' 신경전
신고리스트-종전선언 '빅딜' 변수
시 주석은 내달 9일에 열리는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미 중국 선발대가 평양에서 시 주석의 방북 시기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방북이 성사되면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것으로, 중국 최고지도자로써는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2005년 10월 방북 이후 13년만이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례 방중에 대한 답방 차원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앞선 정상회담을 통해 소원했던 북중관계를 회복하는데 성공한 만큼 이번 회담에서는 향후 상호 협력 의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달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지는 만큼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북·미 비핵화 협상 논의가 소강상태에 빠진 원인으로 '중국 배후설'이 제기되면서 미·중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부과 조치에 반발해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더디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의심에서다. 미 국무부는 이번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해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수 있도록 중국이 고유한 지렛대를 사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며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의 분명한 태도를 요구한 상태다.
최근 중국은 종전선언 당사국으로 참여 의지까지 밝혔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방북은 서방세계에 북한과 동맹을 과시하면서 동북아 세력균형을 위해 북한을 끌어안기 위한 목적으로도 풀이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시 주석 방북에 앞설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폼페이오 장관은 3차례 방북에서 이렇다 할 비핵화 성과를 만들지 못해 이번 4차 방북에서는 어떻게서든 진전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물질·시설에 대한 신고리스트 제출과 종전선언의 '빅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북한이 미국을 향해 대북제재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은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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