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직원들이 카운터 뒤쪽에서 유리잔을 정리하고 있었다. 한 직원은 잔을 설거지하고, 다른 직원은 마른 행주로 컵을 닦았다. 또 다른 직원은 선반에 잔을 올려놓았다. 한 눈에 보기에도 유리잔이 200개는 돼 보였다. 붐비는 시간인 점심 때 손님들이 매장에서 사용한 유리잔들이다. 지난 1일 카페에서 일회용컵 사용이 제한된 뒤로 하루에도 몇 번 반복하는 카페 풍경이다. 이 카페 점장은 “지난 1일 이후 매일 2~3개씩 유리잔을 도둑맞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카페에서 일회용컵 사용을 제한하고 유리잔 사용을 의무화 하면서 반대급부로 유리잔을 훔쳐가는 도둑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한 카페 점장은 “좌석수보다 유리잔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도난·분실, 파손 등 이유로 매주 30여개의 유리잔을 새로 사고 있다”고 했다.
1일 서울 시내의 한 커피숍에서 머그잔과 일회용잔이 같이 놓여 있다. 환경부는 1일부터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 단속 할 예정이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동네 카페도 ‘커피잔 도둑’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는 정통 유럽식 커피를 예쁜 잔에 제공하고 있다. 이 카페 주인은 “개업 초기 커피잔을 몰래 가져가는 손님들이 종종 있다가 없어졌는데 요즘 들어 분실이 잦아졌다”며 “지난 1일 이후 이틀에 1개꼴로 유리잔이 사라진다”고 전했다.
카페에서 유리잔 등 집기류가 없어지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 카페 점원은 “스푼, 포크, 나이프뿐 아니라 심지어 접시를 훔쳐가는 사람도 있다”며 “이런 집기류를 추가로 구매하는 데 상당한 비용을 쓰고 있다”고 했다.
뾰족한 대책도 없다. 카페들은 피해금액이 적고, 폐쇄회로(CC)TV 제출 등 절차가 복잡해 신고를 꺼린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 점장은 “CCTV에 범인 얼굴이 찍혀도 누군지 알기 어렵고 영상을 경찰에 제출하고, 본사에 보고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 신고를 하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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