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취업자 수 9만1000명 ↓ 40대는 14만7000명 ↓
구직단념자 54만6000명…2015년 통계 작성이래 최대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8만3000명으로 지난해 7월보다 고작 5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0년 1월 마이너스 1만 명을 기록한 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이 5개월 연속 10만명대를 기록하면서 '고용쇼크'라는 말이 나왔는데, 그보다 20분의 1수준으로 떨어져 '최악의 고용쇼크'라고 할 수 있다. 고용지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취업자 증가폭이 감소하는 주요 원인을 인구감소 영향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하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인구증가폭 둔화와 함께 자동화 설비·무인점포 증가, 온라인 쇼핑몰 확산 등 산업구조적인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먼저 주력산업 부진으로 인해 제조업에서 12만7000명이 감소했다. 이는 2017년 1월(-17만명)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다. 제조업은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산업이지만 자동차, 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고용이 위축되고 있다.
경비ㆍ청소용역ㆍ인력알선업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ㆍ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에서도 10만1000명이 감소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사업지원서비스업에 속하는 인력알선, 인력공급 업종에서 취업자수 감소가 컸다"며 "인력을 공급받을 제조업, 건설 등의 고용환경이 좋지 않아서 간접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ㆍ소매업과 숙박ㆍ음식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만8000명, 4만2000명 감소했다. 도ㆍ소매업 위축에 따른 영향으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도 10만2000명 줄었다. 다만 정부의 공공일자리 확대 정책 등으로 보건업ㆍ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14만9000명, 공공행정ㆍ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에서 6만6000명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 취업자수가 전년 동기 대비 14만7000명 줄어들면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1998년 8월(-15만2000명) 이후 가장 많이 감소했다. 30대 취업자수 역시 9만1000명 감소하면서 2015년 9월(-10만7000명)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정부는 3조8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을 편성했지만 고용 상황은 이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자리 추경은 청년일자리 대책 2조8000억원과 구조조정 지역 및 업종 대책 1조원 등 2가지로 나뉜다. 조선ㆍ자동차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과 전북의 7월 고용률은 각각 62.7%, 64.1%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67.0%)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계속되는 청년 취업난으로 구직단념자 역시 급증했다. 지난달 구직단념자는 54만6000명으로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직단념자는 취업을 희망하고 지난 1년 내 구직경험이 있지만, 노동시장적인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자를 말한다. 전년 동월 대비 6만3000명 늘었고, 전달보다는 3만5000명이 증가했다.
실업자 수는 7개월 연속 100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실업자는 103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만1000명 늘었다. 실업률은 3.7%로 전년 동월 대비 0.3% 상승했다. 청년 실업률은 9.3%로 전년 동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청년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청년층 고용지표3(확장실업률)은 22.7%로 0.1%포인트 상승했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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