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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장병목숨 앗아간 국산무기… 책임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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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장병목숨 앗아간 국산무기… 책임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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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산 무기체계와 관련된 사고가 잇따르면서 무고한 장병들의 목숨이 희생됐지만 정작 군 기관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8년 10대 명품무기라며 홍보에 나섰던 군 당국의 모습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당시 건군 60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10대 명품무기를 선정했다며 이를 발표를 했다. 당시 발표된 무기는 K-21장갑차, K-9자주포, K-11 복합소총 등이다.
하지만 전력화 이후 사고가 잇따랐다. K-21장갑차는 2009년 12월 도하훈련 예행연습 도중 침수사고가 발생했다. 탑승 장병 3명은 무사히 탈출했다. 방위사업청은 다음해 2월 수상능력을 다시 입증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해 7월 K-21장갑차는 침수사고가 발생했고 부사관 1명이 익사했다. 군 당국은 조사단을 꾸려 철저히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나섰고 도하훈련때 파도막이가 기능을 상실해 침수한 것으로 판단했다. 파도막이 기능상실을 놓고 ADD와 국방기술품질원간에 책임공방만 이어졌을뿐 책임을 지겠다는 기관은 아무도 없었다.

K-11 복합소총도 마찬가지다. 2011년 10월 비정상적인 격발신호로 총강내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병사 1명이 부상을 입었다. 2014년 3월에도 비정상 격발신호로 또 다시 총강내 폭발사고가 발생했고 장병 3명이 부상을 당했다. 군은 각각 격발센서 둔감화, 사격통제장치 전원공급방식을 개선했다고 조치결과를 발표했지만 군내 징계를 받은 기관이나 담당자는 아무도 없었다.

수류탄의 사례도 일맥상통한다. 2014년 9월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수류탄이 터져 훈련병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당시 국방기술품질원은 사고 이후 안정성에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년후 똑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2015년 9월 대구 육군 50사단에서 수류탄이 폭발하면서 장병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군 당국은 원인규명이 힘들다며 아무런 책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군 기관에 대한 불신은 커져가고 있다. 지난해 8월 K-9자주포가 내부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장병 3명이 사망했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군당국은 1년이 지나도록 "조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당시 전신 55%에 2~3도 화상을 입은 이찬호 예비역병장은 "장병들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에 대해 군당국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원인규명을 통해 기관경고 등 책임자가 있어야 재발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군당국 조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사고 피해자 가족들은 군기관을 조사기관에서 배제시키기도 했다. 5명의 해병대 장병이 숨진 마린온 추락 사고 직후 군은 해병대와 해군, 공군, 국방기술품질원,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등 5개 기관이 참여하는 사고조사위를 구성했다고 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국방기술품질원 등 국가기관을 배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병대 헬기 '마린온' 추락 사고로 순직한 노동환 중령의 아버지인 노승헌씨는 "헬기에 대한 품질보증을 똑바로 하지 못한 국방기술품질원이 조사단에 참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무기체계 인증에 대한 책임을 묻고 용의자나 마찬가지인 책임자도 징계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기개발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개발자를 무조건 징계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책임지는 모습은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남대 김종하 교수는 "무기가 전력화 이후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개발실패로 몰고 갈 수는 없겠지만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고원인 분석과 책임자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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