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다리붕괴 이후, 이탈리아 정치권 책임공방 벌여…"네 탓이야"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이탈리아 정치권이 제노바 교량 붕괴 사고 이후 '남 탓하기'에 여념이 없다. 이탈리아 정치권은 최소 38명이 사망한 이번 참사와 관련해 이전 정권, 유럽연합(EU), 도로 관리 회사 심지어 마피아에까지 책임을 돌리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16일(현지시간)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사고가 발생한 모란디 교량 구간을 운영하는 아우토스트라데 페르 리탈리아의 사업권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아우토스트라데는 이탈리아 유료도로의 절반에 해당하는 3000km의 도로를 관리해오는 업체다. 이 업체는 유럽에서 가장 비싼 도로 사용료를 부과하는 데다, 이번 사고 예방에도 실패해 손가락질을 받아왔다.
이번 사과와 관련해 베네통 그룹도 공격 대상이 됐다. 아우소트르라데는 아틀란티아의 자회사인데, 베네통 그룹은 아틀란티아의 지분 30.3%를 보유하고 있다. 오성운동의 당 대표인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노동산업부 장관 겸 부총리는 "베네통 그룹이 선거 때마다 집권당에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대가로 유료도로 사업권을 챙겼다"면서 "오성운동은 베네통 그룹에서 받은 게 없으므로 사업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네통 그룹은 이 같은 지적과 관련해 "어떤 정당에도 선거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오성운동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사기업이 공공 인프라를 통해 이윤을 얻는 것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EU의 예산권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동맹의 당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이번 사고와 EU의 예산 간섭 문제를 연결 지었다. 살비니 장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탈리아는 엄격한 규칙 때문에 자유롭게 지출할 수 없었다"면서 "EU의 지출 제한 등이 없었다면 보다 안전한 도로와 학교에 투자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EU집행위는 이와 관련해 "EU 회원국은 공공인프라 개발 및 유지 등과 같은 정책 우선순위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며 살비니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EU집행위는 "EU는 이탈리아를 상대로 인프라에 대한 투자에 나서도록 권장했다"면서 "EU집행위가 올해 채택한 각국별 권고를 보면 이탈리아 정부에 대해서는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살비니 장관이 이처럼 이번 참사와 예산 문제를 연결 짓는 것은 오는 10월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국내총생산(GDP)대비 부채 비율이 그리스에 이어 EU 내 2위인 이탈리아는 EU와 예산 문제에 있어 이견이 존재했다. 이전 정부의 경우 재정적자 문제를 의식한 나머지 정부 지출을 늘리지 못했지만, 현 정부는 EU의 재정적자 확대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예산을 대거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제노바 교량 붕괴 사고를 계기로 이탈리아 정치권에서는 기업들의 영리활동은 물론 EU의 예산에까지 다양한 의제가 논란이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해 유라시아 그룹의 페데리코 산티 유럽 담당 애널리스트는 "집권당을 포함한 모든 주요 정당 등이 정치적으로 이득을 얻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고 전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