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졸업생들, 보스턴에서 로봇 식당 개업…인간이 하는 일은 고명 얹어 서빙하는 정도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식당에도 로봇이 점차 침투하고 있다.
스파이스가 주목 받는 것은 MIT 졸업생들이 개발한 '로봇 셰프' 때문이다.
레스토랑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게 정면에 한 줄로 늘어선 7개의 냄비다. 그러나 이건 사실 로봇이다.
조리가 끝나면 로봇은 그릇에 요리를 붓고 인간 점원에게 내민다. 인간이 하는 일은 요리에 고명을 얹어 서빙하는 정도다. 조리 후 냄비는 고온의 증기로 자동 세척된 뒤 다음 주문을 기다린다.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것은 싸고 건강에 좋은 덮밥류 7종이다. 현미, 잡곡, 채소, 구운 치킨, 콩 등으로 만든다. 여기에 태국, 모로코, 인도 등을 연상시키는 양념이 가미된다.
한 끼 가격은 7.50달러(약 8500원) 정도다. 점심 때면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메뉴는 미슐랭 가이드 별 2개를 획득한 뉴욕 소재 한 프렌치 레스토랑의 요리사 다니엘 불뤼가 마련해준 것이다. 스파이스 공동 창업자 4명 가운데 한 사람인 루크 슐루터는 "로봇의 조리 기술과 맛의 접점을 찾아내기까지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로봇은 MI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들 4인방이 고안한 것이다. 4인방 중 한 사람인 케일 로저스는 "대학 재학 중 비싼 음식을 사 먹으려니 돈이 없고 직접 만들어 먹자니 시간이 없어 로봇 셰프를 생각해내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들의 바람은 단순했다. 돈 없는 대학생들에게 싸고 맛 있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제공하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패스트푸드 사업의 마진이 낮다는 것을 알았다. 조사해본 결과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의 매출 가운데 적어도 30%는 인건비로, 30%가 재료비로, 25%가 직접경비로 나갔다.
로저스는 "혁신이 있어야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MIT의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제출했다. MIT는 이들에게 외부 펀딩을 주선했다. 이렇게 해서 3년 뒤인 지난 5월 스파이스를 열게 된 것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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