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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tage]유쾌한·준비된·상큼한 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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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바넘:위대한 쇼맨' 유준상 인터뷰

[사진=메이커스 프로덕션·킹앤아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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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이번 작품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연습 시작하고 일주일 만에 1막 대사를 다 외웠더라고요."

배우 유준상(49)은 지난 7일 막을 올린 뮤지컬 '바넘:위대한 쇼맨'에서 주인공 바넘 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10월2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그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인터뷰하면서 "국내 초연이라 새로 만들어야 할 게 많았다. 기존에 해 왔던 작품들보다 두 세배는 더 힘들었다. 하지만 모험을 해보고 싶었고 승부욕도 있었다"고 했다.
유준상은 뮤지컬 배우로서 올해가 뜻깊다. 1998년 '그리스'로 처음 무대에 오른 뒤 20년이 지났다. 그는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1995년 SBS 5기 공채 탤런트가 됐다. 그래서 팬들은 탤런트나 배우로 기억한다. 그러나 유준상은 뮤지컬에 애정이 깊다.

"원래 뮤지컬 배우로 시작했어요. 대학교에 다닐 때 교수님들께서 많이 염려하셨죠. 그 때는 뮤지컬 시장이 거의 없었거든요. 저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한 겁니다. 뮤지컬 배우 최정원 씨가 친구예요."

이번 뮤지컬은 1980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바넘'의 라이선스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에서 토니상 3개 부문, 런던 프로덕션에서 올리비에상 남자주연상을 수상했다. 기존 뮤지컬에서 볼 수 없는 서커스 장면을 극에 잘 녹여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공연작은 우리 창작진들이 원작을 많이 매만졌다. (바넘은 휴 잭맨이 주연한 영화 '위대한 쇼맨'(2018)과 전혀 다른 작품이다.)
주인공인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1810∼1891)은 실존 인물이다.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데 대체로 부정적이다. 가디언은 "바넘은 장애가 있는 흑인을 열등하다고 주장했고, 노예였던 흑인 시각장애인 여성 '조이스 헤스'가 죽은 뒤에는 그의 사체를 해부하는 전시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NBC는 바넘을 폭력적인 인종차별주의자로 규정하고 "헤스를 조지 워싱턴의 유모였던 160세 여성이라고 홍보하고, 늙어 보이게 하려고 술을 억지로 먹여 취하게 만든 뒤 이를 모두 뽑았다"고 악행을 소개했다.

그래서 바넘은 자극적인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관객을 모은 '노이즈 마케팅'의 원조로 회자된다. 정치인으로서 1824년부터 1854년까지는 민주당, 1854년부터 1891년까지는 공화당 소속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유준상은 이토록 복잡한 바넘의 캐릭터를 분석하기 위해 그의 자서전을 읽었다. 자서전을 덮은 다음 '미화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바넘은 모든 것을 홍보에 사용했고 누가 뭐래도 자신을 믿었어요. 어떤 비난도 웃음으로 받아들이고 자기 앞에서 욕을 해도 같이 들어주기도 했죠. 그런가하면 그에게 이용을 당한 사람들이 그가 어려울 때 도와주기도 했어요."

유준상은 작품의 메시지에 주목해달라고 했다. 그는 "바넘이라는 한 인물만 보기보다는 이 사람을 통해 우리의 인생을 한번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극 중에 코믹한 요소가 많으니까 즐겁게 쇼 뮤지컬을 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 뮤지컬을 준비하고 첫 공연에 올라가기까지 세 번 눈물을 흘렸다면서 "어느 순간 내 삶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나오더라"고 털어놓았다.

"제 눈물의 포인트들은 관객들께서도 보시면 공감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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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포스터가 인상적이다. 국내 최초로 수중에서 사진을 찍었다. 유준상은 "원래는 공중 장면을 생각했다가 물속에서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와 연출자와 함께 고민했다. 결과물이 잘 나왔고 오리지널 제작진들로부터 칭찬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유준상은 우리 나이로 올해 쉰 살이다. 그래도 "무대에만 서면 힘든 순간이 없어진다"고 한다. "물론 끝나면 벽을 붙들고 간신히 서 있지만요.(웃음) 이번 작품에는 계단을 뛰어오르는 장면이 많은데 빨리 뛰어가야 노래와 맞출 수 있어요. (체력 관리를 위해) 하루에 이만 보씩 걷다가 몇 달 전에 얼굴에 대상포진이 걸리기도 했죠."

대상포진 때문에 얼굴에 상해 고생도 했다. 그 다음부터는 하루 이만 보 걷기는 접었다. 그래도 이번 무대는 퇴장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운동이 된다. 그는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는 사람이다. 일단 술을 안 먹는다. 술을 많이 마시면 목소리를 상하기 때문이다. 꼭 마셔야 할 자리라도 한두 잔으로 끝낸다.

유준상은 대중들에게 배우로 기억되기를 소망했다. 그는 "지방 공연을 가면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저를 아시는 분들이 반가워해 주신다. 중학생 팬들도 꽤 있다. 나를 보면 오빠, 아저씨, 유배우님이라고 부른다. 무대를 통해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 신기하지 않으냐"고 했다. "언제까지 무대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참 감사해요."

그에게는 버킷리스트가 있다. "여행을 좋아해요. 못 가본 곳에 가고 싶습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남미 음악여행도 가서 영화 한편 찍고 싶고요. 돌이켜보면 힘든 여행들이 가장 저를 성장하게 해주었던 것 같아요."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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