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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의 휴먼 피치] 끝이 보이는 비밀행보…김판곤의 결과물, 임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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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 선임위원장이 5일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회의실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소위원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 선임위원장이 5일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회의실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소위원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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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지난 8일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10일 스페인 유력매체 '아스' 등을 통해 키케 플로레스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제안을 받고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 부임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축구 관계자들은 "다음주에 새 감독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다. 주말중 키케 감독이 계약서에 사인하고 13일에는 발표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결과물이 나오면, 김판곤 위원장은 부임 이후 가장 큰 숙제를 끝내게 되는 셈이다. 지난 5월 러시아월드컵 전 축구대표팀이 전지훈련을 한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만난 김 위원장은 매사 조심스럽고 가볍지 않았다. 월드컵 기간 중에는 대표팀에 대한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않는 것이 위원장으로서 맞는 일인 것 같다며 "미안합니다. 월드컵 끝나면 속시원히 이야기 나누시죠" 하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새로운 감독 후보들을 접촉하고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도 같았다. 본인과 감독선임위원회에서 나온 정보들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보안을 철저히 했다. 그는 그것이 협상을 유리하게 진행하는 동시에 주변 관계자들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했다. 축구계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언론에서 나온 후보들과 실제 후보들의 명단이 많이 다르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렇게 비밀스럽게 새 감독을 물색한 것은 이전과 비교해 매우 이례적이었다.

조용했지만 김 위원장은 해야 할일에 소신 있고 명확하게 접근했다. 그는 새 감독의 기준으로 몇가지를 제시하긴 했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내용은 철학이었다. 그는 우리 각 연령별 대표팀의 축구가 역동적이기를 바란다. 수비를 단단히 하되 수비만 해서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위원장은 "끊임없이 상대를 괴롭혀서 기회를 만드는 축구를 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 철학에 맞는 감독을 찾아 그는 분주히 움직였다. 기존에 대한축구협회가 새 감독을 물색할 때 접촉하던 대행사에 의존하지 않고 영국에 있는 본인의 네트워크를 동원해 다른 대행사들과 긴밀히 접촉하면서 유럽에서 후보들을 만났다. 대화는 길지 않고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진행됐을 것이다. 김 위원장의 영어 화법이 그렇다.

홍콩에서 지내다 온 김 위원장은 억양과 강세가 강한 홍콩식 영어를 구사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부드럽고 잔잔하다. 하지만 단어 등을 상대가 알아듣기 쉽게 명확히 이야기했다. 구절마다 조금씩 쉬어가면서 문장을 이어가기도 했다. 러시아월드컵 중간 취재진과 식사를 했을 때, 김 위원장은 식당 직원에게 능수능란하게 영어로 주문했다. 그때 거의 대부분의 메뉴를 다 나와 먹은 상태였는데도 김 위원장은 다른 메뉴를 더 시켰다. 이 식당의 최대한 많은 메뉴를 먹어보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시간을 두면서 후보들을 최대한 많이 접촉하고 만나서 대화해보는 김 위원장의 감독 선임 작업의 면면은 그때 식당에서부터 보였다.

김 위원장은 고향이 경남 진주다. 월드컵 기간 중반에 그는 "홍콩에서 한국에 와서 고향에 자주 내려가봐야 하는데 그것이 마음처럼 쉽지 않다"면서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주어진 임무가 있다보니 어려울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긴 임무의 끝이 이제 곧 보일 것 같다. 김 위원장이 고향을 찾아볼 시간도 이제 날 것이다. 앞으로 새 감독이 낼 성적도 김 위원장 능력에 대한 평가의 잣대가 될 수 있겠지만 우선은 한숨을 돌릴 수 있다. 김 위원장은 기쁜 소식을 들고 웃으면서 귀국할 수 있을지 축구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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