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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자해 말하는 '액체괴물'…아이들 무방비 노출

최종수정 2018.08.30 13:57 기사입력 2018.08.0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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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만 뷰를 기록하고 있는 '남사친의 나쁜손 시리즈' 영상 / 사진=유튜브 채널 '띠 [ 시선강탈 ]' 캡처

26만 뷰를 기록하고 있는 '남사친의 나쁜손 시리즈' 영상 / 사진=유튜브 채널 '띠 [ 시선강탈 ]' 캡처



[아시아경제 고정호 기자] "첫 번째는 레알 야합니다. 남자애가 여자애한테 모욕감을 줬습니다"

온라인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게시된 '남사친의 나쁜손 시리즈' 영상에 등장하는 문구다. 7일 오전 조회수 62만여 회를 기록하고 있는 이 영상의 제작자는 젤리형 장난감인 '액체괴물'(슬라임)을 만지고 노는 영상에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거나 직접적으로 성추행하는 내용의 자막을 덧입혔다.

이같이 자극적인 소재를 액체괴물 장난감과 함께 담아내는 이른바 '액괴(액체괴물) 시리즈' 영상이 유튜브 등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중 특히 '남사친의 나쁜손 시리즈', '말할 수 없는 비밀 시리즈'의 경우 성희롱, 성추행 등 성폭력 피해와 자위행위, 자해, 자살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액괴 시리즈 나쁜손'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관련 영상 약 2만9300개가 검색된다. 또, '액괴 시리즈 자해' 키워드 영상은 약 2220개, '액괴 시리즈 자살' 키워드 영상은 약 6110개가 검색된다.
액체괴물 장난감은 초등학생과 같은 저연령층에서 인기가 많으므로 이런 영상들이 성장기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영상에서 소개되는 에피소드들은 사실 여부 마저 불확실하기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은 그저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으로 꾸며진 이야기를 아이들이 진짜처럼 믿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이용자 @HVqklBSo****(왼쪽), @princesung****(오른쪽)

사진=트위터 이용자 @HVqklBSo****(왼쪽), @princesung****(오른쪽)



한 트위터 이용자(@HVqklBSo****)는 많은 수의 초등학생들이 '액괴 시리즈'를 시청한다며 "제일 심각한 것은 자살, 왕따, 자해, 학교, 가정폭력 이런 얘기를 하면서 액체괴물을 만지는 영상"이라며 "학생들은 이런 영상을 보면 힐링된다고 하더라. 진짜 충격먹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princesung****)는 "노래 깔고 액체괴물 만지는 영상에 자막으로 이야기를 쓰는 건데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액체괴물과 무슨 상관인지... 학교 남자애들한테 성희롱, 성추행당한 내용도 있던데 진짜 심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비판에 '액괴 시리즈' 영상 제작자 중 일부는 영상 제목과 도입부에 '보기 싫은 분들은 뒤로 가기 누르세요', '수위가 좀 많이 높아서 어린 분들은 시청을 자제해줬으면 합니다' 등의 문구를 삽입하기도 하지만 자극적인 내용에 이끌린 시청자들이 이런 문구를 보고 시청을 중단할 것이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액체괴물 시리즈'와 관련해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신체적 성숙이 빨라지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성적, 폭력적 정보를 접하게 된 아이들이 늘어나는 호기심을 해소하는 방법의 하나로 이런 영상을 제작, 공유, 시청하는 것"이라며 "어린 학생들이 독특한 촉감을 가진 액체괴물을 손으로 갖고 노는 행위를 통해 성적인 상황이나 폭력적인 상황을 쉽게 연상하고 상상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양한 자극에 익숙한 성인들은 이런 영상을 보고 큰 관심을 가지지 않겠지만 어린아이들은 엄청나게 큰 자극으로 받아들인다"라며 "영상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 아이들은 이를 기반으로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추가로 검색하거나 자신의 상상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곽 교수는 "어린 시절 성에 관련된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성장기 학생들이 이런 자극에 익숙해지면 비정상적인 상상을 계속할 수 있고 왜곡된 성 관념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심각할 경우 영상과 관련된 자극에 대한 도착 증세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라며 "인간은 호기심이 가장 강한 동물이다. 아이들의 호기심 자체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범람하는 성적, 폭력적 자극과 정보를 건전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밝혔다.



고정호 기자 jhkho284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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