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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분석]제주 실종 여성,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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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가파도 서쪽 1.3㎞ 해상에서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실종된 최모(38·여·경기도 안산)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이 시신을 수습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가파도 서쪽 1.3㎞ 해상에서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실종된 최모(38·여·경기도 안산)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이 시신을 수습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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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구에서 가족 캠핑 중 실종된 30대 여성이 일주일 만인 1일 섬 정반대 편인 서귀포시 가파도 해상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2일 오후 2시 부검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이 사건 정황에서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짚어봤다.
◆ 최 씨 실종 이후 신고까지 15시간 43분…무슨 일 있었나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실종된 최 모(38·여·경기도 안산) 씨는 이날 오후 7시30분께 가족과 함께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부부는 술을 반병씩 나눠 마셨고 이후 캠핑카로 되돌아와서 또 술을 마셨다.

이후 최 씨는 음주 상태로 오후 11시께 캠핑카로부터 500여m 떨어진 해안도로에 위치한 한 편의점으로 이동해 김밥과 소주 1병, 커피, 종이컵 한 줄(10개)을 샀다.
편의점을 나온 최 씨는 도보로 2~3분 걸어 방파제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최 씨는 오후11시13분께 자신의 언니와 형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최 씨는 다시 11시38분께 언니에게 통화를 재시도 했으나 역시 통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때 남편이 머물고 있던 캠핑카 인근에 코란도 한 대가 들어와 캠핑카와 외부에서 연결된 소형 발전기를 가볍게 친다. 이 과정에서 캠핑카 안에서 잠을 자던 최 씨의 남편 A 씨는 잠에서 깨어나 캠핑가 밖으로 나온다. 소형 발전기를 확인한 A 씨는 코란도 운전자에게 “괜찮다”며 그냥 가도록 했다.

이 시각이 26일 오전 0시5분께다. 5분 뒤인 0시10분께 남편은 아내 최 씨가 없는 것을 파악하고 찾기 시작했다.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 동쪽 방파제에서 30대 실종 여성 가족이 캠핑하던 캠핑카.사진=연합뉴스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 동쪽 방파제에서 30대 실종 여성 가족이 캠핑하던 캠핑카.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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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면 최 씨의 행적은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던 25일 11시38께 까지 확인 가능했다. 이후 남편이 본격적으로 최 씨 행적을 찾기 시작한 26일 0시10분 사이인 32분 사이에 최 씨 행적은 사라졌다가 일주일이 지난 1일 오전 10시50분께 해상에서 발견됐다.

의문스러운 지점은 실종 신고 시점이다. 최 씨 행적이 묘연해진 상황을 25일 오전 0시10분께 인지한 남편은 즉시 신고를 하지 않고 실종 다음날인 26일 오후 3시21분께 실종 신고를 했다. 당초 이 신고는 실종자의 언니가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남편이 아내의 실종 인지와 수색 그리고 실종 신고까지 모두 한 것이다.

이 가운데 최 씨 행적을 찾을 수 있던 시점(25일 오후11시38분)으로부터 경찰 실종 신고 시점(26일 오후3시21분)까지는 무려 ‘15시간 43분’ 의 시간이 발생한다. 이 시간 동안 남편을 포함해 최 씨 행적을 찾기 위해서 누가 어떻게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여전히 의문점으로 남는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최 씨 실종 직후 남편의 경우 아내에게 연락을 취하는 등 최 씨 행방을 찾은 정황 증거가 나온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가파도 서쪽 1.3㎞ 해상에서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실종된 최모(38·여·경기도 안산)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이 시신을 수습해 뭍으로 옮기는 모습. 사진=연합뉴스/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가파도 서쪽 1.3㎞ 해상에서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실종된 최모(38·여·경기도 안산)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이 시신을 수습해 뭍으로 옮기는 모습. 사진=연합뉴스/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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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신 발견 지점 → 실종 지점으로부터 103km…온전한 최 씨 옷차림

시신은 1일 오전 10시50분께 실종 지점인 세화포구에서 직선거리로 약 70km, 해상으로는 103km가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됐다.

문제는 경찰과 전문가의 엇갈린 의견이다. 문재홍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 교수는 해류 반대쪽에서 시신이 발견됐다며 사실상 이 같은 현상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경찰은 다른 기후 상황으로 이동 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문 교수는 “제주도는 남서에서 북동으로 대한해협을 향해 해류가 흐르게 돼 있다”면서 “서에서 동으로 가는 흐름인데 시신은 평균 해류와 흐름이 반대인 쪽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평상시의 데이터를 갖고 태풍 등 변화무쌍한 바다 상황을 예측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시신 발견 당시 온전한 옷 상태도 의문스러운 지점이다. 실종 당시 최 씨는 짧은 티셔츠에 짧은 반바지 차림이었다. 일주일 동안 바닷속에 있어서 100km를 물에 휩쓸려 가다 보면 시신은 암초에 부딪히고 파도에 휩쓸려 옷가지 훼손이 심할 수 있어 온전한 옷차림은 기대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바다에서 발견되는 경우, 파도도 많이 치고 조류 문제도 있어 옷이 벗겨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달 31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 인근에서 제주지방경찰청 헬기가 지난 25일 가족 캠핑 중 실종된 30대 여성에 대한 항공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 인근에서 제주지방경찰청 헬기가 지난 25일 가족 캠핑 중 실종된 30대 여성에 대한 항공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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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란도 운전자, 최 씨 실종 이유 풀 수 있나…경찰, 부검 통해 사인 규명

“키 170cm 정도에 호리호리한 체형, 턱수염을 길렀다”

경찰이 찾고 있는 코란도 운전자를 실제로 목격한 B 씨 증언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추정 시간대에 현장을 지나간 흰색 구형 코란도 차량을 운전한 남성 낚시객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남성이 자신의 코란도 차량으로 최 씨 남편인 A 씨가 잠들어 있던 캠핑카 소형 발전기를 가볍게 쳐 차 안에서 A 씨가 나왔고, 이 시각은 최 씨의 행적이 끊기던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이 코란도에 설치된 블랙박스에서 최 씨 행적을 찾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B 씨는 이 코란도 운전자에 대해 “가끔 봤다”면서 “혼자 다니지는 않고 어떤 여성과 함께 다녔다”고 말했다. 다만 이 목격자는 운전자가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했는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한편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 씨에 대한 정밀 부검은 오늘(2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최 씨 사망 원인과 사망 시각을 추정하게 된다.

경찰은 최 씨 사인에 대해 현재로선 범죄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시신 발견 당시 생활반응(생존 시 외력에 의한 상처)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발견되던 시점에 경부압박질실사 등 외상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부검 결과 시신의 폐에서 플랑크톤이 다량 검출된다면 바다에 빠진 후 숨졌을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플랑크톤이 폐에서 검출되지 않으면 타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다만 이 결과 역시 사망 직후 바다에 빠져 폐에 플랑크톤이 흘러들어가 사후 오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숨진 상태에서 물에 빠졌어도 플랑크톤이 검출된 사건도 있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범죄 가능성에 대해서 “최 씨 주변 인물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늘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 규명을 설명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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