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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하루 1만명 몰리는 삐에로쇼핑…"학생·임산부·회사원 다 섭렵"(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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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한달, 남녀노소 어른아이 모두 고객…평일에도 발디딜 틈 없이 빽빽
'복숭아물' 이로하스 생수와 테라오카 계란간장소스 베스트셀러
성인용품숍엔 '19금 마스터' 등장…"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르포]하루 1만명 몰리는 삐에로쇼핑…"학생·임산부·회사원 다 섭렵"(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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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얼굴엔 웃음이 만연한 채로 일본산 증류주를 쓸어 담고 있는 중년 남성들. 그 옆엔 고등학생 한 무리가 스케이트보드를 타보며 낄낄대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만삭의 임신부가 심각한 표정으로 미니 선풍기를 고르고 있었고, 건너편엔 양념조미료를 구경하던 40대 주부들이 "이건 꼭 사야 된다"며 한 개씩 집어 들었다. 젊은 남녀 커플은 그 옆을 지나 '19세 이상만 출입 가능'이라고 써 있는 성인용품숍존으로 곧장 입장했다.
26일 오후 3시. 서울 코엑스몰에 문을 연 지 한 달 된 삐에로쑈핑 지하 2층의 풍경이다. 평일 오후 시간인데도 매장 안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댔다. 여느 쇼핑몰과 다른 점은 고객층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 남녀는 물론 어른, 아이 가릴 것 없었다. 백화점과 편의점, 다이소와 가전양판점, 헬스앤뷰티(H&B) 스토어와 남대문시장 가게까지 합쳐 놓은 만물상 잡화점. 지하 1, 2층으로 나뉜 2513㎡(약 760평) 매장에 무려 4만여가지 상품이 망라된 곳. 송명진 삐에로쑈핑 점장은 "대한민국 소비자라면 여기서 한두 개쯤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난달 27일 개점 이후 하루 방문객이 1만명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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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처음 입장한 고객들의 한결같은 행동 특징은 눈동자와 고개를 사방으로 돌리며 주변을 탐색하는 것. 휴가를 맞아 시원한 곳을 찾아 친구들과 이곳에 왔다는 정하늬(32)씨는 "테마파크보다 구경할 건 더 많은 것 같다"며 "네일케어 제품을 사고 싶은데 어디에 있는지 찾아야 하는데 막막하다"고 했다. 제품 위치를 물어볼 사람도 없다. 직원들에게 문의하기 위해 다가가려고 하면 직원들이 입은 티셔츠 등판에 '저도 그게 어디있는지 모릅니다'라는 문구부터 눈에 들어와 자동으로 발걸음이 멈춰진다.
지난 한 달 간 삐에로쑈핑의 베스트셀러는 일명 '복숭아물'로 불리는 이로하스 생수와 테라오카 계란간장소스다. 각각 2580원, 4800원씩으로 가격 부담이 없는 데다 일본 여행을 가면 꼭 사야 하는 입소문 난 제품들이다. 자녀와 함께 방문한 이명희(42)씨는 "물건이 너무 많아 도대체 뭘 사야 할지 몰라서 휴대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이 두 개를 골랐다"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아이들과 잘 놀았다"고 전했다. 요즘엔 물 풍선과 물총 같은 '폭염템'도 잘 팔려 지하 2층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 명당 자리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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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오는 성인들이 호기심이 발동해서 꼭 들르는 성인용품숍존은 개장 초기보다 제품 종류가 훨씬 많아졌다. 성인용품이 낯선 고객들을 위해 '19금 마스터'도 고용했다. 매대 곳곳에 붙어있는 안내 문구대로 '세상 놀랄 것을 다 알고 있는' 19금 마스터에게 제품의 사용처와 방법을 물어보면 웃는 얼굴로 친절히 설명해준다. 계산대도 성인용품숍 존 안에 따로 둔 데다 물건을 사면 불투명한 까만 봉지에 꼼꼼하게 포장해주는 배려도 받을 수 있다. 지하철 내부처럼 꾸민 흡연실도 인기다. 많을 땐 10여명이 한꺼번에 이용하기도 하는데 독특한 분위기 덕에 '인스타그램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송 점장은 "보통 대형마트가 주동선 4m, 곤도라간 동선을 2.5m로 설정하는 것에 비하면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로 상품이 얼마나 빽빽하게 진열됐는지 알 수 있다"며 "고객들이 물건을 사러 오는 곳이 아니라 심심할 때 놀러오는 곳이 삐에로쑈핑의 존재 이유인데 개장 한 달 만에 이런 콘셉트가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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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삐에로 쇼핑을 운영하는 이마트가 이달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개장 이후 열흘간 삐에로 쇼핑 매장을 방문해 신세계포인트카드를 사용한 고객 데이터와 매출 등을 분석한 결과, 20대와 30대 고객 비중이 각각 17.3%와 36.8%로 절반 이상인 54.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20대 고객이 많은 삐에로쑈핑 특성상 전체 구매 고객의 30% 가량만이 신세계포인트카드 회원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마트(32.2%) 대비 21.9%포인트 높다. MD별 매출 구성비 역시 '식품'이 27.1%, '화장품·리빙·애완'이 29.9%, '가전·토이·베이비'가 21.5%, '패션'이 21.5%를 차지하며 장르별로 고른 판매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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