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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06> 갑상선암 과잉검진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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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8월 18일 세계보건기구(WHO)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갑상선암 급증의 주요 원인은 과잉검진’이라는 보도자료에서 고소득 국가들 여성들이 걸린 갑상선암의 50-90%는 과잉검진으로 추정되는데, 특히 가장 최근의 충격적인 예로 우리나라를 지목하면서 2003-2007년 한국 여성들 갑상선암의 경우 90%가 과잉검진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암 과잉검진은 아무런 암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사는 동안 암 증세가 나타나거나 죽을 가능성이 매우 낮은 암을 검진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갑상선암의 과잉검진은 1980년대 미국과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초음파 검진기를 갑상선암 검진에 사용하면서 비롯되었다. 과잉검진 비율은 대체로 50%, 높아도 70-80% 로 추정하는데, 검진 열풍이 불었던 우리나라 여성들은 유독 더 높았다.
우리나라 여성 갑상선암의 과잉검진은 통계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새 환자는 2000년 2,806명에서 2005년 11,012명으로 늘어났고, 2010년부터 매년 3만 명을 넘으며 여성 암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2014년 24,854명, 2015년 19,643명으로 줄었다. 2012년 10만 명당 발생자는 영국의 15배, 미국의 5.6배이며, 1cm미만 비율이 1962년 6.1%에서 2009년 43.1%로 높아졌다.

갑상선은 목의 전면에 튀어나온 부분인 울대의 2~3cm 아래에 나비모양을 한 장기로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여 신진대사의 조절을 돕는다. 호르몬 분비량이 너무 많으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라 부르는 증상, 즉 더위를 심하게 느끼고, 불규칙한 심장 박동, 수면 장애, 몸무게 감소 등이 나타나며, 너무 적으면 성격과 행동이 느려지고, 몸무게가 증가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나타난다.

갑상선암의 과잉검진이 문제가 되는 것은 곧바로 절제수술이라는 과잉진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갑상선암을 진단받은 90%이상이 갑상선 절제수술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갑상선을 절제하면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거나 분비량이 줄어들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나타나므로 평생 동안 갑상선 호르몬을 먹어야 하는 불편한 삶을 살아야 한다.
갑상선암은 매우 흔한 암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 세 배 정도 많이 발생하는데, 2011-2015년 여성 갑상선암의 5년 상대생존율이 100.2%에 이를 정도로 생존율이 높아 암을 굳이 찾아서 서둘러 치료하여야 할 실익이 크지 않다. 2000년 이후 우리나라 여성 갑상선암 환자는 급증하였지만, 사망자는 2002년 200명을 넘은 이래 2016년까지 여전히 200-300명을 유지하고 있다.

갑상선암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유두암은 검진 받으면 흔히 발견되는데 성장이 매우 느리고 사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1973-2005년 미국 갑상선암 조사에서도 유두암은 크기나 1년 이내의 조기 치료 여부, 한쪽 엽 절제냐 두 엽 모두 절제냐에 관계없이 20년 생존율이 매우 높았다. 최근의 연구들도 크기가 작은 유두암은 발견되더라도 바로 치료하지 말고, 관찰할 것을 권고한다.

갑상선암은 절제수술의 실익은 작고 수술 후유증은 크므로 과잉검진보다는 예방에서 답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발암물질(생명이야기 86편 참조)에의 노출을 줄이고, ‘암 도우미(생명이야기 88편 참조)’의 생활을 버리며, ‘생명 도우미(생명이야기 89편 참조)’의 삶을 생활화하여야 한다. 이미 걸린 사람도 같은 방법으로 자연치유를 추구하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물론이다.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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