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광로 지구촌, 지금은 예고편…"2040년 1.5도 상승" 경고(종합)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지구온난화 속도가 과거의 3배 이상 빨라지면서 2040년 전 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무려 1.5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상폭염과 폭우가 잇따르며 급기야 동식물 대량 멸종으로 이어질 것이란 무시무시한 경고다. 이상고온이 자살률을 높인다는 또 다른 연구 결과도 나왔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는 오는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승인, 발표한다. IPCC가 세기 말이 아닌, 2040년을 기준으로 한 예측치를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머지않은 시점의 예측치로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세계 각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산업혁명 이후 전 세계 평균 기온상승폭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이미 1도에 달했다. 이후 10년마다 0.2도씩 올라 2040년께는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상 억제선인 1.5도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화 당시인 1880년부터 2012년까지 평균 기온상승폭이 0.85도로 10년당 0.06도임을 감안할 때 지구온난화 속도가 무려 3배 이상 빨라진 셈이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평균기온이 5도 이상 치솟는 이상고온현상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강수량이 10% 이상 늘어나는 등 구체적인 폭우ㆍ홍수 피해도 우려된다. IPCC는 "해수면 상승으로 동식물의 피해가 있을 것"이라며 "기온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국제적 공조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금세기 중반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0'(제로)화 하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IPCC는 강조했다. 앞서 전 세계 195개국은 2015년 12월 파리협정을 통해 세기 말까지 평균 기온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가능한 한 1.5도 내로 제한하기로 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최대 경제국인 미국이 파리협정을 탈퇴한 데다 중국ㆍ인도 등 경제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는 일부 국가에서 여전히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대규모로 배출하고 있어 '온실가스 제로'의 현실화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잇따른다.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하는 달에는 자살률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확인됐다. CNN은 네이처 기후변화 저널에 공개된 보고서를 인용해 월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하면 미국 내 자살률은 0.7%, 멕시코 내 자살률은 2.1% 높아진다고 보도했다. 2050년까지 기후변화가 미국 내 1만4000여건의 자살사건과 연계될 것이란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이 보고서는 기온상승이 자살률의 가장 중요한 직접적 원인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주요국은 오는 12월 폴란드에서 개최되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서 기온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중국 등)신흥국에서도 온난화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커질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구온난화의 피해는 갈수록 가시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두 달간 온열질환자가 1000명 이상 발생해 10명이 숨졌다. 23일 41.1도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 수준의 무더위를 기록한 이웃 나라 일본 역시 일주일간 90여명이 사망했다. 일본 기상청은 "생명을 위협하는 더위가 재해로 인식되고 있다"며 "9월 상순까지도 폭염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달 초까지 캐나다 퀘벡주에서 폭염으로 사망한 주민은 89명으로 파악됐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