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61)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해당 사건을 수사해온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 특검은 "이 나라 정치사에 큰 획을 그으셨고 또 이 나라 의정 활동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신 분의 비보를 접하고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저 개인적으로는 정치인으로 존경해온 분이고,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먼 거리에서 늘 그 분의 행적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늘 웃음을 띄시면서 유머도 많으셨던 분의 이런 비보를 듣고 그립고, 안타까운 그런 생각이 든다"며 "그 분의 명복을 빌고 또 유가족에게 개인적으로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드루킹' 김동원(49)씨 일당으로부터 불법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특검팀은 앞서 이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혐의로 드루킹 측근 도모 변호사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되기도 했다.
특검은 도 변호사가 2016년 3월 경기고 동창인 노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정치자금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00만원은 드루킹 일당의 거점이자 일명 '산채'로 불린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3000만원은 서울에서 쇼핑백에 담아 노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에 가서 노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를 통해 전달했다는 게 특검 측 설명이다.
노 의원은 그동안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어떠한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부인해왔다. 그는 도 변호사에 대해서도 "10년간 4~5번 정도 만난 사이"라며 "총선이 있던 2016년에는 전혀 교류가 없었는데 돈을 줬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현관에 노 의원이 쓰러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신고했다. 노 의원은 발견 당시 이미 숨져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노 의원이 이 아파트 17층과 18층 사이에서 투신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노 의원의 외투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사실을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며 의혹을 부정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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