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 성격 및 거래소 규제안 등은 빠져
구체적인 규제 없는 안도감에 코인가격 일제 상승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주요20개국(G20)이 가상통화를 정식통화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자금세탁이나 테러자금 조달 등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큰 만큼 감시를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런 감시를 전제로 가상통화가 국제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를 드러낸 점은 그나마 가상통화 시장에 긍정적인 대목이다. 규제안에 촉각을 세우던 가상통화 시장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당시 FSB는 가상통화가 현 시점에서는 큰 위협이 되진 않지만 향후 서비스 결제 수단을 넘어 주식ㆍ채권을 대신하는 저축 수단으로 진화할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G20은 FSB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FSB 산하 국제기준 설정협의체(SSB)가 지속적으로 암호화 자산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G20은 "가상통화는 아직 정식 통화로 부족하고 국제 금융에 큰 위협은 안 된다"며 "이 같은 '암호화 자산' 기술은 금융 시스템과 국제 경제에 큰 이득을 가져다 주겠지만 악용 우려가 있어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 국제 표준을 가상통화에게 적용하는 기준을 명확히 해줄 것도 요구했다. G20은 성명을 통해 "지난 2월 개정된 FATF 권고 기준이 암호화 자산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오는 10월까지 명확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G20 회의에 앞서 열렸던 각종 국제기구에서도 통일된 방향성이 드러나지 않았던 만큼 예견된 결과로도 보인다. FSB는 지난달 25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총회에서 "가상통화가 현재까지 세계 금융에 큰 위협은 아니다"라며 "가상통화 시장의 유동성 및 변동성 위험, 리스크 분산 경로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ICO에 집중했던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도 지난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총회에서 각국의 대응 방식을 비교ㆍ정리한 뒤 개별 국가에게 맞는 개별 지원을 펼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 G20에 참석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암호화자산에 대한 국가별 취급의 차이에 따라 발생 할 수 있는 규제차익(regulatory arbitrage) 문제 역시 추가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암호화자산의 기반인 블록체인 기술의 구체적인 활용방안 역시 G20 회원국 간 경험과 사례를 공유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의견과 진입 시기가 다소 미뤄졌을 뿐이라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코인 가격은 후자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날 오전 9시45분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842만원이다. 오전 7시 820만원대에서 2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이더리움, 리플, 이오스 등 주요 가상통화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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