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최초의 메이저챔프 등극, 로즈와 매킬로이 공동 2위, 우즈 공동 6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이탈리아 최초의 메이저 챔프."
몰리나리가 3타 차 5위로 출발해 딱 2개의 버디로 우승에 도달했다는 게 놀랍다. 사흘 동안 잠잠하던 해풍이 불면서 카누스티가 드디어 발톱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실제 조던 스피스와 잰더 쇼플리, 케빈 키스너(이상 미국) 등 공동선두 3명 모두 초반부터 스코어를 까먹었다. 키스너가 먼저 희생양이 됐다. 2번홀(파4)에서 티 샷이 항아리벙커에 빠지면서 더블보기라는 치명타를 얻어 맞았다.
스피스는 5번홀(파4) 보기에 이어 6번홀(파5) 러프에서 페어웨이우드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다가 오히려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쇼플리 역시 7번홀(파4)에서 러프를 전전하다가 더블보기로 홀아웃했다.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4, 6번홀의 '징검다리'로 2타를 줄여 순식간에 리더보드 상단을 접수했지만 11번홀(파4) 더블보기에 곧바로 제동이 걸렸다.
몰리나리는 반면 무려 13개 홀에서 파를 지키다가 14번홀(파5) 버디로 1타 차 선두에 나섰고, 가장 어렵다는 마지막 18번홀(파4) 버디로 쐐기를 박았다. 그야말로 인내심의 승리다. 12, 13번홀에서 연거푸 그린을 놓쳤지만 3m거리 파 퍼트를 모두 집어넣는 등 눈부신 쇼트게임이 위력을 발휘했다. "힘겨운 싸움이었다"며 "어차피 승자는 한명 뿐이고 그게 나"라고 환호했다.
이날 우즈와 동반플레이를 펼쳤다는 게 흥미롭다. 2015년부터 유럽과 미국을 오가고 있고, 불과 3주 전 타이거 우즈 재단이 호스트를 맡은 퀴큰론스내셔널에서 PGA투어 첫 우승을 수확해 트로피를 건네받은 남다른 인연이 있다. "우즈와 함께 경기한다는 건 부담이 적지 않다"는 몰리나리는 "워낙 팬이 많고 시끄럽다"면서 "하지만 오늘은 성공적으로 이겨냈다"고 기뻐했다.
세계랭킹 3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공동 2위(6언더파 278타)를 차지해 이름값을 했다. 1위 더스틴 존슨과 2위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가 '컷 오프'를 당했다는 점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로즈는 특히 카누스티의 최대 승부처 18번홀에서 4라운드 내내 버디를 쓸어 담는 진기록을 곁들였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케빈 키스너,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 등이 이 그룹에 합류했다.
우즈 공동 6위(5언더파 279타), 디펜딩챔프 조던 스피스(미국)는 무려 5타를 까먹어 공동 9위(4언더파 280타)로 밀렸다. 후반 15, 17번홀에서 보기 2개를 추가하는 등 단 1개의 버디를 잡지 못하는 수모를 겪으며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ㆍ2008년~2009년) 이후 10년 만의 타이틀방어가 무산됐다. 한국은 안병훈(27) 공동 51위(4오버파 288타), 김시우(22)와 강성훈(31)이 공동 67위(7오버파 291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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