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반도체 미세공정 경쟁에 함박웃음

극자외선노광장비 韓 공급 늘어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반도체 업계가 10나노미터 이하의 초미세공정 경쟁에 들어서며 극자외선노광장비(EUV) 장비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ASML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말까지 극자외선노광장비(EUV)를 20대, 내년에는 30대 판매할 계획이다. EUV는 웨이퍼에 빛으로 회로를 그리는 '포토 리소그래피' 장비로 반도체 업계가 7나노 이하 미세공정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속속 도입하고 있다. EUV는 1대당 가격이 1400억원 수준으로 항공기 1대 가격(보잉747이 2500억원)과 견줘볼때 상당히 고가 장비임에도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셈이다.

ASML은 EUV 판매에 힘입어 지난 2분기 전년대비 30.5% 많은 매출 27억4000만 유로(약 3조6000억)를 기록했다. ASML이 2분기ASML이 EUV 장비를 4대 판매했음을 감안하면 EUV판매가 급증할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매출은 더욱 급격히 오를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선 ASML이 지난 2016년 15억 유로, 지난해 29억 유로, 올해 40억 유로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전문 매체 솔리드스테이트테크놀러지에 따르면 ASML은 노광장비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85%를 차지하고 있다. 2, 3위 업체는 각각 일본 니콘(10.3%)과 캐논(4.3%)이다.

ASML의 이같은 분위기에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는 '남의 집 잔치'라는 분위기다. 국내 반도체 장비사 중 EUV와 같은 노광장비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가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주성엔지니어링 등 중소기업 몇 군데 정도가 관련 부품을 납품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장비기업 점유율 상위 5개 업체도 모두 미국, 일본, 네덜란드 업체다. 각 기업 별 매출액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미국) 11조 40000억원, 램리서치(미국) 8조 8000억원, 도쿄일렉트론(일본) 8조 2000억원, ASML 8조 1000억원, KLA 덴코(미국) 3조 4000억원 순이다. 반도체 장비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 연구개발이 가지고 있는 기술의 대부분 난이도가 높지 않은 패키징, 계측 분야"라며 "그러다보니 취업준비생들도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 취업은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