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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a]'열일'하는데 왜 가난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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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욱 '보이지 않는 경제학'

[Economia]'열일'하는데 왜 가난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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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우리는 일 한 만큼 보상을 제대로 받고 있을까. 2019년 최저임금이 시급 8350원, 월급 174만5150원(209시간 기준)으로 확정됐다. 노동자들의 최소한 안전판 구실을 하는 최저임금을 놓고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은 직접 나서 사과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시대를 열겠다고 했던 저의 공약은 지킬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갈등의 근본 원인은 높은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아 임금이 오를 수 있는 사람을 전체 노동자의 18.3~25.0%인 290만~501만 명으로 봤다.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는 전체 임금노동자의 13.3%나 된다. 일을 하는 100명 중 13명가량은 생계가 막막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 정부를 지지했던 이들은 반발했다. '지식인 선언 네트워크'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담대한 사회경제 개혁을 촉구하는 지식인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를 외치며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최근 사회경제 개혁을 포기하고 과거 회귀적인 행보를 보인다"며 "사회ㆍ경제 개혁의 실패는 민심 이반과 개혁동력의 상실로 이어지고, 이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보이지 않는 경제학'은 불공정한 노동시장을 지적하고 있다. 쉽게 말해 '왜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임금체계가 다를까', '열심히 일을 하는데 생활은 점점 더 가난해지는가' 등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경제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부의 원천이 '노동'이라고 했다. 하지만 2018년 현실은 너무 다르다. 동일노동에 대한 임금격차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책으로 추진해 온 최저임금 인상도 근본 대책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가장 나쁜 것은, 이미 가진 부를 이용해서 타인의 부를 쉽게 빨아들이는 수법이다. 부동산 자산을 이용한 지대 추구, 정보의 편향성을 이용한 시세차익 선점 등 여러 수단이 있다. 환율 등락, 금리 변동, 인플레이션, 거품 팽창 등의 경제현상 뒤에는 시장권력자의 의도적인 조작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을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월가의 큰손들이 시장을 움직인다."
저자는 이처럼 '보이지 않는 손' 등과 같은 전통적인 경제 잣대로는 이해되지도 않고, 해결될 수도 없다고 주장한다. 소수의 이들이 전체 부를 가져가는 불공정한 시스템 속에서는 평범한 노동자는 일종의 부품 역할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다.

금융회사의 속셈도 드러낸다. 그는 "신용카드는 카드 사용자(소비자)와 카드 가맹점(판매자) 사이에서 돈의 이동을 중개하는 단말기에 지나지 않는다. 카드회사는 중개의 대가로 수수료를 얻는다. 카드회사가 가입자에게 온갖 혜택을 주는 데에는 카드 사용을 장려함으로써 수수료 수익을 높이려는 속셈이 숨어있다"고 지적한다.

'민영화' 추진에 대해서도 "생산과 공급과 유지관리를 시장 논리에 맡긴다는 뜻"이라면서" 돈을 내는 사람에게만 재화나 서비스가 제공된다. 돈을 더 많이 내는 사람에게는 더 나은 재화와 서비스가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사설 경찰서에는 범죄 추적의 난이도에 따라 가격표가 불을지도 모른다. 절도범 500만 원, 특수강도 3,000만 원,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범죄에는 할증료 부과. 신변보호 서비스도 요금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고, 범죄예방 서비스는 부촌에 집중될 가능성이 많다"고 예도 들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성장 지향의 경제에서 '나눔의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국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공유경제'나 '사회적 경제'와 맥이 같다. 상위 1%가 아닌 99%를 위한 경제로 전환하면 내수시장이 살아나고 중소기업이 튼튼해진다. 중소기업이 살면 자영업이 살고, 자영업이 살면 중산층이 복원된다. 경제도 이제는 양이 아니라 질을 따져야 한다고.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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