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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에 내몰린 40~50대…"일자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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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 604만7271명 중 58.7% 차지…세명 중 한명이 50대
소상공인 연평균소득 2514만원…중소기업 월급쟁이만 못해
일자리 부족 때문 … "사회보장망 넓히고 노동 경직성 해소해야"
자영업에 내몰린 40~50대…"일자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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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50대 중반인데 누가 일꾼으로 쓰겠어요. 30년 다닌 직장에서 해고된 뒤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영업에 뛰어들었죠. 말이 좋아 사장이지 일용직 노동자나 진배 없어요."
서울 마포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김모(54)씨 부부는 하루에 15시간 이상 일한다. 오전 6시30분부터 저녁 9시까지다. 장사가 크게 잘 되는 것도 아니지만 다른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자영업을 유지하고 있다. 김씨는 "쪽잠 자면서 일하는데 체력도 달리고 힘들어 죽겠다"면서도 "자녀들이 대학 졸업 후 취직도 못해서 죽기살기로 하고 있지만 솔직히 요즘 같아선 모두 내려놓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김씨처럼 국내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은 40, 50대다. 마땅한 대안이 없어 자영업을 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중장년층이 한계절벽의 자영업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18일 국세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기타사업자(외국인 등)를 제외한 남녀 개인사업자 총 604만7271명 중 40, 50대는 354만7747명으로 58.7%였다. 국내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이 40, 50대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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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로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187만8720명으로 31.1%나 되는 50대였다. 자영업자 세 명 중 한 명이 50대인 셈이다. 이어 40대(166만9027명ㆍ27.6%), 60대(100만8546명ㆍ16.7%), 30대(87만7101명ㆍ14.5%), 70대(40만7437명ㆍ6.7%), 30세 미만(20만6440명ㆍ3.4%) 순이었다.

전체 자영업자의 82.1%가 40대 이상으로 퇴직ㆍ은퇴 이후 개인사업을 영위하는 사람이 대다수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음식점업 사업자를 보더라도 전체 72만9700명 중 40, 50대가 59.8%인 43만6600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다른 대안이 없어 자영업을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최근 2년 동안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사업 동기를 물어본 결과 '이 사업이 아니면 다른 선택이 없어서' '임금근로자로 있을 수 없어서'라고 답한 비자발적 자영업자가 36.0%에 달했다.

소득은 임금 근로자들에 비해 적었다. 중소기업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2015년 기준 소상공인의 연간 평균 소득은 2514만원이었다. 이는 5인 이상 도소매업 사업체 근로자의 평균 임금인 연간 3191만원 대비 677만원 낮은 수준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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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의 이익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1990년대 자영업자의 영업잉여는 국민소득(국민순처분가능소득)의 22.2%였으나 2002년에는 19.2%, 2007년 15.8%, 2012년 14.1%, 지난해 13.0%로 계속 악화됐다. 그런데도 한국의 자영업자들은 선진국 대비 유독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남성 자영업자 비중은 26%로 OECD 평균 17%보다 높았다. 여성 자영업자 비중도 14%로 OECD 평균 10%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결국 40, 50대의 일자리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퇴직 후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46)씨는 "실직 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자영업을 하게 됐는데, 우리 같은 중장년층은 회사에서 받아주지도 않는다"며 "일자리 구조를 바꿔야 자영업자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봉급 생활이 가능한 사람은 자영업을 잘 안 한다"며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영업을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리해서 창업하지 않고도 어느 정도 생활이 가능하도록 사회 복지망을 갖추고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해소해 기업에서 생산성이 떨어지더라도 임금을 많이 받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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