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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가에서 월가 황제로…36년 몸담은 '골드만제국' 떠나는 블랭크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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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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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내가 골드만삭스를 떠나는 것을 상상하기란 항상 어려웠다." 혹독한 금융위기를 헤치며 12년간 골드만삭스를 이끌어온 '최장수수장' 로이드 블랭크페인(63)이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앞두고 30년이상 몸담아 온 회사에 대한 아쉬움 가득한 고별사를 남겼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블랭크페인 회장은 골드만삭스가 CEO 교체계획을 발표한 1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본사에서 직원들에게 보내는 별도의 메시지를 통해 "이 날이 올 것이라 생각했다. 현실로 닥치니 많은 생각과 감정을 갖게 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승계)질문을 받을 때마다, 내게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다"며 "(회사)상황이 어려울 때는 떠날 수 없다. 상황이 좋아지면 떠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나는 골드만삭스에서 은퇴하길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내 복잡한 논리들로 볼때 지금이 적절한 시기로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블랭크페인은 오는 10월 CEO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난다. 차기 CEO는 데이비드 솔로몬 사장으로 확정됐다. FT는 "블랭크페인이 이후에도 연말까지 회장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면서도 "당초 예상대로 연말까지 CEO로 머무르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시장 분석가들이 말을 아꼈다"고 전했다.

뉴욕 브루클린 빈민가에서 집배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2006년 골드만삭스 사령탑으로 올라섰다. 특히 경쟁사인 리먼브라더스, 메릴린치 등이 흔들리고 무너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파고 속에서도 노련하게 회사를 이끌며 자산운용비즈니스 확대 등 회사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가에서 그보다 더 오랜기간 CEO직을 재임한 사람은 2005년 말 취임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뿐이다.
다만 금융위기 기간 과다한 보너스를 챙기고, 투자자들의 피해를 감안하지 않는 지나친 영업문화를 만들었다는 이유에서 '인간의 탈을 쓴 거대한 흡혈문어(롤링스톤)', '금융아메바(FT)' 등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날 본사에는 수많은 직원들이 그의 고별사를 듣기 위해 몰려들었다. 한 참석자는 "블랭크페인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면서도 "모두 넋을 잃고 있었다"고 전했다. 블랭크페인은 "나는 골드만삭스에서 36년, 회장 및 CEO로 12년이상 오랜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이 (은퇴하는 내게) 무엇이 가장 그립고, 특별한 기회였느냐고 물을 것"이라며 "바로 여러분이다. 골드만삭스의 사람들은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힘든 시기에 여러분 덕분에 버틸 수 있었고, 좋은 시기에는 여러분의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더 강해질 수 있었다"며 "내 개인적인 어려움을 여러분의 도움으로 극복한 때도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가 언급한 개인적인 어려움은 2015년 림프종 진단을 받은 후 투병생활 등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차기 CEO인 솔로몬에 대해서는 "골드만삭스를 이끌어갈 적임자"라며 믿음을 내비쳤다. 그는 "솔로몬은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이 검증된 인물"이라며 "모든 사업부문에 대한 전략적 통찰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날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보이다가 장 후반에서야 소폭 반등했다. 웰스파고의 마이크 마요는 "12년간 이끌었던 CEO가 75일 후 퇴진하게 됨에 따라, 전략적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골드만삭스의 2분기 주당순이익은 5.98달러로 당초 예상치(4.66달러)를 훨씬 웃돈다. 분기 순이익 역시 94억달러로 전년 대비 19% 높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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