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가전 수성…현지업체 동반 가격 상승도 원인
양사, 현지 공장 가동으로 관세 피해 최소화 방침 세워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한국산 세탁기가 미국의 관세폭탄에 불구하고 현지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 이미 한국산 세탁기가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월풀, GM 등 미국 현지 업체들도 덩달아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관세부과에 따른 가격 인상 효과를 반감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 물가지수(CPI)에 따르면 6월 세탁기 장비 제품(Laundry equipment) 가격은 전년 대비 13.1% 올랐다. 4월에는 전월 대비 9.6%, 5월 7.4%, 6월 1.8% 씩 오르면서 3개월 간 세탁 장비 품목 지수가 19.9%포인트(p)가 인상했다.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세탁기 가격이 오른 것은 처음으로, 1978년 관련 통계 작성 후 40년만의 최고치 인상폭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한국산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 저율관세할당(TRQ) 기준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첫해 120만대 이하 물량에는 20%, 초과 물량에는 5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3∼4월께 미국 시장에서의 세탁기 판매가격을 약 8% 안팎으로 인상했다. 여기에 국내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청원을 했던 미국 월풀과 GM도 이때다 싶어 8∼20% 수준의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서 결과적으로 미국 내 세탁기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올라갔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경우 1월부터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세탁기 공장을 가동하면서 관세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으며, LG전자 역시 미국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세탁기 공장 가동 시기를 내년 2월에서 올 4분기로 앞당겨 관세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박준홍 S&P 아태지역 기업신용평가부문 한국기업 신용평가 팀장은 "제품 가격에 원가 인상분을 전가할 수 있을 만한 제품 경쟁력을 지녔는지,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일 수 있는지 등에 따라 보호 무역에 대한 영향의 크기가 달라진다"며 "세탁기의 경우 한국 기업들의 높은 제품 경쟁력과 가격 인상으로 부정적 영향이 현재까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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