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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韓 정부에 "8600억원 물어내라"…재계 "이럴 줄 몰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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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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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분쟁(이하 ISD) 중재신청서를 접수했다. 지난 90일간의 중재기간 동안 합의에 이르지 못한 만큼 본격적인 소송에 나선 것이다. 엘리엇이 중재의향서를 통해 주장했던 피해약은 약 7000억원 수준이었지만 ISD 중재신청서를 접수하며 총 피해액이 8654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국계 헤지펀드 메이슨 이달초 같은 이유로 1억7500만달러(한화 약 1880억)을 손해봤다며 ISD 중재의향서를 냈다. 메이슨 역시 중재기간인 90일 동안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소송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찬성이 부당했다고 판단한 결과가 1조원 단위 ISD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13일 재계 관계자는 "합병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지분을 모두 갖고 있어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이 위법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결국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다"면서 "적폐청산도 좋지만 정부 차원에서 서둘러 결론을 내리며 해외 투기자본에게 소송의 빌미를 제공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선 법원의 판결도 엇갈린다. 합병 당시 삼성물산 지분 2%를 보유했던 일성신약의 합병 무효 소송에서 재판부는 "자본시장법에 의해 합병 비율이 산정됐고 부정거래 행위라는 점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 (합병 무효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이었다 해도 경영상의 합목적성이 있었고 지배구조 개편으로 인한 경영 안정화 등의 효과가 삼성그룹은 물론 각 계열사 이익에 기여하는 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난 4월 보건복지부 적폐청산위원회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찬성 결정을 '청산해야 할 적폐'로 규정했다. 앞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합병 찬성 과정에 대한 일부 유죄가 인정돼 각각 직권남용죄와 업무상 배임죄로 징역을 선고 받았다. 국민연금은 "삼성합병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재판이 최종 확정되는 대로 판결 내용을 분석해 법적 책임에 상응하는 배상청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재계가 "정부가 앞장서 판을 깔아준 격"이라고 지적하는 것이 이부분이다. 엘리엇 역시 ISD 중재의향서를 내며 이같은 재판 결과를 손해배상의 근거로 들었다.

비단 투기자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엘리엇과 메이슨이 ISD에서 승소할 경우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반대했던 소액주주들의 집단소송도 이어질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엘리엇, 메이슨이 ISD를 제기한 명분이 정부의 '적폐' 판단 때문인 만큼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며 "ISD에 져 거액을 배상할 경우 소액주주들까지 국가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당분간 이에 대한 논란이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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