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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의 씨줄날줄] 원화가치, 장기적으로 상승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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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환율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을 보면, 원화가치는 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1070.5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올해 4월 초에는 1054원까지 떨어지면서 일부에서는 1000원마저 붕괴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그 이후 원화가치가 계속 하락하면서 지난주 목요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125.9원까지 올라와 2017년 10월 27일(1130.5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이 이처럼 상승한 이유는 주로 세 가지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달러가치 상승이다. 현재 미국 경제는 생산, 소비, 고용 등 모든 측면에서 활황국면에 있다. 특히 지난해 3분기부터 실제 국내총생산(GDP)이 잠재 수준을 넘어서면서 인플레이션 압력마저 높아지고 있다. 여기다가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더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른 선진국과는 달리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올해 들어 3월과 6월에 연방기금금리를 2차례 인상했고, 하반기에도 최소한 2차례 더 올릴 전망이다. 돈에는 눈이 있어 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이동하기 마련인데, 금리 상승으로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달러가치가 상승한 것이다.
둘째, 위안화 가치 하락이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위안/달러 환율이 6.7위엔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9년 이후 통계로 분석해보면 원/달러 환율과 위안/달러 환율은 비교적 높은 상관관계(상관계수 0.6)로 같은 방향으로 변동해오고 있다. 우리 수출 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7%(2018년 상반기 기준)로 매우 높기 때문이다.
셋째,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이다. 올해 2월 이후 외국인이 우리 코스피 시장에서 5조 7000억원 정도 순매도했다.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11조 3000억원, 8조 4000억원의 순매수와 비교하면 큰 변화이다.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이 불안해지면서 이들 주가가 급락하고 이머징마켓 편드에서 자금이 유출되자 외국인이 우리 주식도 함께 판 것이다.

그러나 경제 기본여건을 고려하면 원화가치를 하락시켰던 요인들이 역전될 수 있다. 우선 장기적 측면에서 보면 미 달러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환율이란 그 나라의 총체적 경제력을 반영하고 있는데, 미국 경제의 세계에서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미국 GDP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1년 32%였는데 지난해 24%로 하락했고, 국제통화기금(IMF) 앞으로 4년 후에도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DP의 3~4%에 이르고 있는 미국의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적자도 갈수록 달러 약세를 초래하는 요인이다. 지금은 경제가 좋아서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금리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다. 최근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이가 빠른 속도로 축소되고 있는데, 이는 조만만 경기가 정점에 도달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목적 가운데 하나가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자는 것인데, 달러 강세는 오히려 적자를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단기적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투자와 수출 중심의 성장에서 소비 중심으로 가는 과정에서 진통이다. 2009년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졌는데도 중국 경제는 9% 성장했다. 그러나 투자가 GDP의 46%를 웃돌 만큼 지나치게 많이 이루어졌다. 이제 수요 부족으로 과잉투자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기업과 은행의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8000달러가 넘은 만큼 중국 경제가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지만, 소비 증가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의 대중 수입상품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는 중국의 수출을 위축시켜 기업과 은행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앞으로 소비 중심으로 성장하려면 위안화 가치가 올라야 한다. 위안화 가치 상승과 소비 중심의 경제 성장은 중국뿐만 세계 경제의 균형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매년 10월이면 4월에 이어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를 작성한다. 원화가치가 지난주처럼 계속 하락하면 미국은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 미 재무부가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판단할 때 하나의 기준이 무역 상대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GDP의 3%를 넘어서는가이다. 2017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5.1%였다. 지난주 한국은행은 올해 하반기 경제 전망을 수정하면서 2018년 경상수지 흑자를 650억 달러로 내다보았다. 지난해 785억 달러보다 축소된 수치이긴 하지만, 여전히 GDP의 4% 정도로 미국이 제시한 3%를 넘어서고 있다.

이런 환율 결정 요인을 보면 10월에 근접할수록 원화가치는 다시 상승하고, 중장기적으로 이런 추세는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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