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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결론' 증선위, 판단 안 한 '고의 분식회계'에 비판 목소리…불확실성은 지속

최종수정 2018.07.13 09:01 기사입력 2018.07.1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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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전형적인 삼성 봐주기 판결 주장…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절반의 승리" 논평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증권선물위원회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증권선물위원회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감리조치 중 '고의 공시누락'만 수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가까스로 상장폐지 위기를 벗어났지만 참여연대는 전형적인 삼성 봐주기 판결이라며 반발했고, 일각에서는 '반쪽짜리 결론'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18일 정례회의를 앞두고 막판 의견조율이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12일 임시회의는 오후 1시30분 회의시작 2시간30분만인 4시 긴급브리핑으로 이어졌다. 브리핑에 나선 김용범 증선위원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매수선택권)에 대한 내용을 공시의 주석에 고의로 누락한 부분만 인정해 담당 임원 해임권고, 감사인 지정, 검찰 고발 등 제재키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18일 정례회의까지 사안을 끌어봐야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폐지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회계처리 기준 위반(위반액 자기자본의 2.5% 이상)에 따른 검찰 고발 제재조치는 한국거래소 규정상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지만 공시의 주석 누락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증선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심의 결과발표 직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증선위가 사실상 기각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었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15년 이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가치를 부풀리는 등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금감원의 조치가 정확성과 구체성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봤다.
김용범 증선위원장은 "관련 회계기준의 해석과 적용과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으나 (분식회계라는) 핵심적 혐의에 대한 금감원의 판단이 유보돼 있어 (금감원) 조치안이 정확성과 구체성의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답변했다.

반쪽짜리 결론에 참여연대는 전형적인 삼성 봐주기 판결로 증선위가 존재 의의를 스스로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공시 누락을 고의로 판단했다면 의도와 파급효과를 제대로 밝혔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참여연대는 여러 정황이 있는데도 판단을 하지 않은 점을 납득할 수 없다면서 "콜옵션 공시 누락은 회계부정 문제뿐만 아니라 제일모직과 합성물산 합병의 부당성을 은폐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 측면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콜옵션 공시를 누락해 삼성그룹 최대주주 일가가 1조1000억~1조3000억원 이상 이득을 본 반면 국민연금은 1800억~2000억원 정도의 손실을 봤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콜옵션 부채를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에 반영하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이 1대 0.5를 상회해 앞서 삼성이 제시한 합병비율 1대 0.35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절반의 승리"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콜옵션 공시를 누락했기 때문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가능했고 이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 대주주로 안정적인 그룹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박 의원은 "콜옵션 공시 누락을 제외한 나머지 조치는 사실상 금감원에게 다시 미뤘다"며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시장경제체라면 너무나 당연한 상식의 승리지만 미뤄진 정의의 실현이 있다는 점에서 절반의 승리"라고 논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증선위가 판단하지 않은 '고의 분식회계'에 대해 금감원에 재감리를 명령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감리 위탁기관인 금감원은 증선위의 감리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금감원이 감리결과를 내놓을 때까지 1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의 분식회계' 논란은 내년 중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증선위가 2015년 이전의 회계처리 문제까지 살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만큼 감리 범위 확대에 따른 부담도 적지 않다.

김 위원장은 "재감리 요청을 법령상 감리의 주체이며 권한을 가진 증선위의 엄정한 명령"이라며 신속하고 성실한 집행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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