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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항공기마다 순항고도가 다른 이유

최종수정 2018.07.13 07:06 기사입력 2018.07.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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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를 달려 이륙 중인 항공기.[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활주로를 달려 이륙 중인 항공기.[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항공기는 저마다 비행하는 고도가 다릅니다. 수많은 민간항공기들이 날아다니고, 군사용 정찰기와 전투기 등도 수시로 비행한다고 생각하면 하늘길도 좁습니다. 조종사가 비행하고 싶은 곳으로 맘껏 비행한다면 하늘에서도 지상의 교통사고 못지 않게 사고가 많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군사용을 제외한 일반 항공기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지정한 순항고도를 운항합니다. 통상 2만6000ft(피트·7925m)를 기준으로 그보다 높으면 고고도, 그보다 아래면 저고도라고 합니다.

고도 유지는 2000ft(610m)를 간격으로 동쪽으로 운항할 때는 짝수, 서쪽으로 운항할 때는 홀수 고도를 유지하도록 돼 있습니다. 마주보고 운항하는 항공기가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필수 생존규칙인 것이지요. 이 고도는 운항 중 항상 유지해야 하는데 300ft(91m) 이상 벗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이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경고를 받게 되는데 심할 경우는 조종사의 면허가 정지되기도 합니다.

공해상을 운항할 때는 ICAO의 규칙을 지키면서 운항하면 됩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영공으로 들어가면 해당 국가의 지역 관제국과 교신해서 지정된 고도를 받아 운항해야 합니다. 고도를 높이거나 낮출 때도 지역 관제국에 보고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며, 10mi(마일·16㎞) 이내에 다른 항공기가 접근하면 지역 관제국과 레이더에 잡히는지 여부도 소통해야 합니다. 항공기 간의 충돌은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만큼 규칙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것이지요.
'비행기가 구름 위로 날아가는 이유'편에서 고도가 높아질수록 연료 효율은 좋아지는 반면 양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항공기들은 노선에 따라 적절한 순항고도를 운항하고 사실을 함께 살펴 봤습니다. 실제로 지구 대기권에서 민항기가 운항할 수 있는 고도는 고도 10㎞ 이내의 대류권으로 한정돼 있습니다.

세계 최초이자 마지막 초음속 여객기였던 콩코드기는 초음속 돌파를 위해 최대 순항고도 6만1000ft(18.3㎞)까지 올라갔지만 산소가 부족으로 엔진 효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연료를 소모해야 했습니다. 콩코드가 항공시장에서 퇴출된 가장 큰 원인입니다.

항공기의 고도 30㎞ 이상의 성층권 운항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대류권처럼 급격한 대류현상도 없고 공기의 저항도 없어 연료 효율이 높아질 것 같지만 그 반대입니다. 지금 운항 중인 대부분 항공기의 엔진은 압축공기를 이용하는 제트엔진이어서 공기(산소)가 없는 대류권계면 위에서는 엔진이 꺼져 동체 자체로 할강하는 것 외 날아갈 방법이 없습니다. 엔진이 멈추는 마당에 효율을 따지는 것은 우습지요.

그래서 민항기의 경우 거의 순항고도가 고정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로 국내선 구간을 운행하는 B737기는 5000~1만ft(1524~3048m)의 고도를 비행합니다. 홍콩이나 말레이시아 등 중거리 운항용인 B757기나 B767기는 고도 1만4000~2만8000ft(4267~8534m)에서, 미주나 유럽을 오가는 장거리용인 B747기는 2만8000~3만8000ft(8534~1만1582m)의 고도에서 운항합니다.
10km 이상의 고고도에서 비행 중인 정찰기 조종사의 모습. 기압차 극복을 위해 우주복과 같은 성능의 비행복을 입었습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10km 이상의 고고도에서 비행 중인 정찰기 조종사의 모습. 기압차 극복을 위해 우주복과 같은 성능의 비행복을 입었습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군사용 항공기는 민항기와 차이가 있습니다. 전투기의 경우엔 임무에 따라 10㎞ 이상에서 500m 미만까지 순항고도가 다양합니다. 적레이더망을 피하기 위해 저고도로 고속 침투할 때는 100m 미만의 초저고도로 비행한다고도 합니다. 그럴 경우 적방공망을 피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스텔스 항공기들은 고도 1만5000ft(4572m) 이상의 중저고도 비행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특별한 임무를 띤 정찰기나 폭격기 등은 연료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대부분 10㎞ 이상의 고고도 운항을 선호합니다. 레이더에 잡히더라도 잠깐 잡혔다 사라지는 것이 유리하고, 지상의 공격무기로부터도 회피하기 쉬우며, 높은 곳이 탐색범위도 넓기 때문이지요. 다만, 10㎞ 이상의 고고도를 비행할 때는 지상과 기압차가 크기 때문에 조종사들은 우주복을 입어야 합니다.

항공기마다 순항고도가 다른 이유 중 하나가 연료 효율 때문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안전운항입니다. ICAO가 항공기의 운항 방향에 따라 순항고도와 항공기끼리의 고도 간격을 구체적으로 지정한 이유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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