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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1기 경제 장관들, 소득주도 성장정책에 반성문

최종수정 2018.07.12 14:10 기사입력 2018.07.12 11:37

전문가들 "정책 취지 매몰 되지 말고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정책 영향 분석해야"

김동연 부총리(가운데)와 김부겸 행안부 장관(왼쪽),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동연 부총리(가운데)와 김부겸 행안부 장관(왼쪽),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김민영 기자, 김보경 기자] 문재인 정부의 1기 경제 장관들이 최저임금, 일자리 등 핵심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이 실패했음을 사실상 시인하는 발언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부작용은 물론 민간기업을 배제한 일자리 창출,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준비 부족 등 정부가 의욕만 앞세운 정책들이 하나둘 쓴맛을 보자 뒤늦게 자기반성을 하는 모양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책의 취지에만 매몰되지 말고 이제라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수렴, 정책 영향 분석과 함께 주요 정책의 추진 일정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올해 들어 나타난 고용 부진을 최저임금의 영향으로 보기 어렵다'라는 입장을 견지하다 5월 고용 통계가 쇼크 수준으로 나오자 최저임금 인상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이른바 '속도조절론'을 제시했다. 김 부총리는 당시 "개인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서 고용과 임금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사업주의 수용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목표 연도를 신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 부총리는 고용지표가 악화하자 "경제팀 모두의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5월 신규 취업자 수가 7만2000명을 기록, 10만명대 선까지 붕괴하자 고용 관련 긴급경제현안간담회를 열고 "5월 고용동향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경제팀의 분발을 촉구했다. 김 부총리는 "일자리 정책과 대책을 이야기하면서 여러 기술적 이야기가 논리적으로 있겠지만 기저효과 등 이런 이야기는 국민이 이해하기 어렵고 변명조라는 이야기까지 들린다"며 "가급적 이와 같은 기술적 논리로 설명할 것이 아니라 고용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또 국민께서 우려하는 바에 대해 정부가 함께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 혁신과 관련해서는"국민의 삶을 바꾸기에 깊이와 속도가 부족했다"고 자인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4일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혁신 성장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아직 국민의 삶, 시장의 분위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규제 혁신은 속도와 깊이가 모두 부족한 상황"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상 속도를 유연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되지 않도록 경제 상황에 맞게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최저임금 인상은 지금은 중소기업에 어려움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서민경제로 돈이 돌게 해 결국 중소기업에 혜택을 줄 것"이라던 홍 장관의 생각이 뒤집어진 셈이다. 자영업자 폐업률 상승, 음식ㆍ숙박업 고용 위축 등 최저임금발(發) 부작용이 속속 드러나 기존 입장을 고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은 외교ㆍ안보 이슈로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결국 정부의 성패는 경제 문제, 국민이 먹고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렸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현 정부 1년 차에는 남북 화해 무드 등을 계기로 지지율이 고공행진했지만, 앞으로는 서민의 주머니 사정을 나아지게 하는 경제 정책 없이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하반기부터 경제 환경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절박' '초조' 등의 표현을 썼다. 그는 "정부가 성과를 낼 시간적 여유가 짧게는 6개월, 길게 잡아도 1년밖에 남지 않았다"며 다급한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지부진한 규제 혁신에 대해 "국민이 참고 기다려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을 문재인 대통령도 잘 알고 있고 규제 혁신 점검회의를 취소할 정도로 절박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또한 "지지층의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규제 혁신 없이는 이 정부가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알렸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지난 10일과 11일 르노삼성, 현대자동차,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3사 현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산업부 장관이 1박2일 동안 집중적으로 완성차 현장을 돌아본 건 이례적이다. 수출 상황을 점검하는 동시에 전기ㆍ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분야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선도적인 혁신 성장 성과 창출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행보다. 이 자리에서 백 장관은 자동차업계의 애로점을 듣고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전문가들은 달갑지 않은 반응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경제 담당 장관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숙박, 도ㆍ소매, 건설 등에서 얼마나 고용이 감소되는지 등의 영향을 분석한 자료를 내놓고 앞으로의 대응 방향을 설명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정책 부작용이 나타나고 나서야 사과만 하는 모습은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세종=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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