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요인은 미ㆍ중 무역 전쟁이다.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함에 따라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시장을 지배했다. 실제 유가뿐 아니라 구리 등 금속부터 농산물에 이르기까지 국제 원자재 가격은 대부분 하락했다. 블룸버그 상품 인덱스는 이날 2.7% 떨어졌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마이클 위트너 석유 담당 애널리스트는 "(미ㆍ중 무역 전쟁은) 세계 경제를 침체로 끌어내릴 수 있는 문제로, 유가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시장이 비이성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지난달 2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과 비(非)OPEC 산유국 간 회의에서 원유 생산량을 100만배럴 늘리기로 합의한 바 있다. 사우디가 실제 원유 생산량을 늘림에 따라 유가 하락 의지가 확인된 것이다. 당초 산유국들은 지난해 원유 생산량을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목표치보다 생산량이 더 줄어 국제 유가가 최근 상승 흐름을 이어감에 따라 감산에서 증산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증산 요구 역시 유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상승 문제를 지적하며 산유국들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트위터를 통해 OPEC이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에는 트위터에서 "이란과 베네수엘라 여파로 부족한 원유 생산량을 채우기 위해 사우디에 최대 200만배럴까지 증산을 요구했다"며 "살만 국왕도 이에 동의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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