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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조합장 안 바꾸면 인가 없다"… 정부 실태조사 첫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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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이전 개포시영아파트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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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 강남권의 한 재건축 아파트가 조합장을 바꾸지 않으면 관리처분계획변경인가를 받지 못할 사상 초유의 상황에 처했다. 지난해 234대 1의 청약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강남 불패'를 이끈 개포시영(개포래미안포레스트)으로, 지난해 정부로부터 조합 집행부 비리 등 각종 부적정 사례를 지적 받은 곳이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개포시영재건축조합이 최근 신청한 관리처분계획변경인가에 대해 "조합장을 교체하지 않으면 인가를 불허하겠다"며 심의를 미뤘다. 사실상 조합장을 바꿔야 심의를 진행하겠다는 얘기로 이번 관리처분계획변경인가건은 그동안 조합이 진행했던 정비안 변경에 대한 최종 심의 단계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조합원 비리 등에 대한 지속적인 민원으로 2016년 개포시영 등 일부 재건축 단지를 대상으로 조합 운영실태 점검에 들어갔다. 서울시, 한국감정원과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진행한 것으로 그동안 서울시 차원에서 점검이 이뤄지긴 했지만 정부부처가 직접 나선 것은 처음이었다. 당시 국토부는 강남권 재건축이 서울 주택 시장 과열을 조장하고 분양 과정에서 조합의 불법행위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국토부는 조사가 끝난 이듬해 2월 개포시영, 개포주공4단지, 고덕주공2단지 등 재건축조합 3곳에 경찰 수사의뢰ㆍ조합장 교체 권고 등의 고강도 처분을 내렸다.

문제는 이같은 도시정비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는 단지 중 개포시영이 1년 넘게 시정조치에 나서지 않으며 발생했다. 이에 승인권을 갖고 있는 강남구는 지난달 개포시영재건축조합이 제출한 관리처분계획변경인가에 대해 '조합장 교체'를 조건으로 달아 심의를 미뤘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정부와 서울시 등의 합동조사로 확인된 불법행위에 따라 그동안 조합장 교체를 요구했지만 (조합이)이를 따르지 않아 제한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직접 나선 조합 실태조사의 첫 행정조치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절차를 생략한 용역계약이나 서류 비공개는 조합 집행부의 비리로 연결되는 만큼 이같은 불법행위는 더 이상 묵인하지 않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같이 조합과 행정기관간 입장차를 보이는 사안에도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재초환의 경우 서울시가 이행명령 조치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징수하겠다고 나선 상황인데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강남구와 송파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으로 모두 교체돼 행정기관의 영향력은 더 커졌다. 이번 개포시영의 조합장 교체 조건부 심의도 지방선거 이후 내려진 사안이다.

이에 맞춰 개포시영 내 재건축 비대위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개포시영 재건축 조합장의 경우 국내 정비사업 역사상 최장인 22년째 조합 대표를 맡고 있어 이 과정에서 투명성을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대위를 주축으로 한 일부 조합원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은 물론 국토부와 서울시에도 민원을 계속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조합 임원진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정부 합동조사의 경우 일부 무혐의를 받은데다 구청이 민간사업장의 대표를 바꾸도록 강요한 조치는 월권이라는 주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당시 합동조사반이 지적한 사항들은 이미 자체 법률 전문가를 통해 소명하고 무혐의를 받은 사안으로 완공 일정을 맞추는 등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정비 일정 추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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