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러시아월드컵이 개막하기 전, 크로아티아의 결승행을 예상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는 실제로 일어났다. 크로아티아는 자신들을 향한 무관심을 열렬한 환호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크로아티아는 발칸반도에 위치한 작은 나라다. 인구는 약 415만 명. 약 350만 명 정도 되는 우루과이가 1950년 브라질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이래로 우승에 도전하는 가장 작은 나라가 됐다. 세계랭킹(20위)도 역대 월드컵 결승에 오른 나라들 중 제일 낮다. 크로아티아의 결승진출은 말그대로 '반란'이라고 할 만하다.
특히 토너먼트 3경기를 모두 역전승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크로아티아는 덴마크, 러시아, 잉글랜드를 상대로 먼저 골을 내준 뒤 동점골을 넣거나 역전해 결승까지 올랐다. 월드컵 토너먼트는 각 조에서 강한 전력을 지닌 팀들이 올라와 맞붙는 경기로 보통 역전승을 보기 힘들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3번이나 이를 해내면서 저력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주로 수비를 단단히 하면서 빠른 공격을 전개하는 일명 '하이브리드형' 축구가 대세를 이뤘지만 크로아티아는 많은 패스를 기반으로 경기를 장악하고 공격하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결승까지 올랐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크로아티아는 결승에서 프랑스와 경기한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기록한 최고 성적인 4강을 넘었고 사상 처음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결승 경기는 크로아티아에 20년 전 월드컵 4강에서 프랑스에 당했던 패배를 복수할 기회기도 하다.
선수들은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클 것 같다. 주장 루카 모드리치를 비롯해 이반 라키티치, 마리오 만주키치 등 황금세대는 이번이 사실상 자신들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서 역사를 쓰고 고국으로 돌아가길 원할 것이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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