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효원 기자] 지난 2015년 콧구멍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혀 고통스러워하는 거북이가 공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이른바 ‘빨대와의 전쟁’ 이 각국 정부를 중심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타벅스는 영국 900여개 매장 중 50개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고 종이나 친환경 소재 빨대로 대체하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고 생분해성 물질로 만든 빨대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컵 투껑은 시애틀과 벤쿠버 매장에서 올가을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글로벌 호텔 체인 '하얏트'와 햄버거 업체 '맥도날드'도 플라스틱 빨대 퇴출에 동참하고 있다. 하얏트는 9일 전 세계 700여 개 호텔에서 고객이 먼저 요청하는 경우에만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9월부터 영국, 아일랜드 등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교체하고 향후 미국 등 전 국가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빨대 양은 상당한 수준이다. 미국 사람들의 경우 하루에 사용하는 빨대는 5억 개에 달하며 유럽에서도 한 해 360억 개의 빨대가 소비되고 있다.
관련해 플라스틱 빨대는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의 4%에 불과하지만 해양 생물의 호흡기에 박히는 사례 등이 보고되면서 해양 생물자원 파괴의 주범으로 꼽혔다. 사람들이 빨대를 사용하는 것은 잠깐이지만 이 플라스틱 제품이 자연적으로 분해되기까지는 500년 이상 걸리고 또 재활용도 어렵다.
실제로 지난 1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총량은 83억 톤에 육박하며 75%인 약 63억 톤이 쓰레기로 배출됐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톤으로 미국 93.8톤, 일본 65.8톤과 비교해도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20년에는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이 145.9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관련 대응은 사실상 다른 나라에 비해 한발 늦은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5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빨대와 관련된 대책이 없는 데다 최근 발표한 종합대책의 규제대상에도 빨대는 포함되지 않았다.
황효원 기자 woni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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