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정규영 회장 인터뷰
"국가주도 엘리트 시스템에선 이권 문제로 비리나 잡음 필연"
"엘리트·비엘리트 구분 없이 대표 선발전 문호 개방해야"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일부 엘리트 선수 위주로 합숙하면서 성적을 내는 국가주의 체육 시스템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바로 그런 구조가 파벌을 조장하는 것이다."
사단법인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의 정규영 회장은 체육계에 끊이지 않는 파벌논란을 안타깝게 지켜보면서 비뚤어진 선수 육성 시스템을 꼬집었다. 우리나라 아마추어 종목의 대표 선수가 되려면 협회나 연맹에 엘리트 선수로 등록하고, 경기 단체가 정한 선발전에 나가 이를 통과한 선수들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이런 시스템에서 파벌이 등장하고 음해와 비방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 정 회장의 인식이다. 그는 11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장비나 훈련, 대회 참가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국가와 단체 지원금으로 충당하는 구조"라며 "힘이 있는 지도자나 경기단체 임원 등에 권한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미국 스탠퍼드대학원 공학 석사 출신으로 스탠퍼드대 펜싱협회장도 맡고 있다.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아마추어 스포츠의 구조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했다. 그는 경기단체와 구성원들 사이 파벌문제가 불거지지 않는 미국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우리나라 대표 선발전 방식의 변화를 촉구했다. 정 회장은 "미국 펜싱 국가대표가 되려면 '북미컵(North American Cup)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데 동호인부터 전문 선수까지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며 "북미컵 대회가 1년에 여러 차례 열리고 각 대회별 순위를 합산한 뒤 등수별로 미국 국가 대표가 된다"고 말했다. 대회가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열리기 때문에 판정 문제나 잡음이 없고, 클럽에서 훈련한 동호인이 국가대표가 되는 이변도 일어난다. 오직 실력으로 판가름하는 '열린 시스템'은 파벌 문제나 판정 시비를 해소하고, 궁극적으로는 선수 저변을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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